현생종에 비해 몸집이 훨씬 크고 무거운 고대 수달 화석이 아프리카에서 발견됐다. 유라시아 대륙에서 서식한 수달 고대종 인하이드라이오돈(Enhydriodon)의 친척뻘인 신종으로 밝혀져 학계 관심이 쏠렸다.

프랑스 푸아티에대학교 연구팀은 에티오피아 오모 계곡(Omo Valley) 인근에서 최소 약 200만 년 전 생존했던 고대 신종 수달의 화석을 발굴했다고 전했다.

화석이 묻힌 지역 이름을 따 ‘인하이드라이오돈 오모엔시스(Enhydriodon omoensis)’로 명명된 화석의 주인공은 사자만 한 몸집에 체중은 약 200㎏로 추정됐다.

이빨과 대퇴골 화석의 크기로 몸집을 추정한 연구팀은 인하이드라이오돈 오모엔시스가 물과 육지를 오가며 생활하는 수달과 달리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처럼 지상에 머물며 초식동물을 사냥한 것으로 추측했다.

이빨과 대퇴골에 근거해 상상한 인하이드라이오돈 오모엔시스의 몸집. 그 앞의 실루엣은 왼쪽부터 남아메리카수달, 해달, 아프리카수달이다. <사진=푸아티에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특히 연구팀은 인하이드라이오돈 오모엔시스가 600만~200만 년 전 유라시아 대륙이나 아프리카에 서식한 것으로 보이는 인하이드라이오돈의 친척뻘인 신종이라고 결론 내렸다.

조사 관계자는 “신종은 지금으로부터 350만~250만 년 전 산 것으로 보이는 고대 수달”이라며 “귀여운 외모로 인기가 많은 지금의 수달과는 몸집부터 생태까지 사뭇 달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수달 중에도 제법 몸집이 큰 종은 현재도 생존한다”며 “남미에 사는 수달들은 체중이 30㎏이고 북미에 서식하는 수달의 친척뻘인 해달은 45㎏이 나가기도 하지만 200㎏ 넘게 나가는 건 고대종뿐”이라고 설명했다.

커다란 고대 수달 인하이드라이오돈은 반수생으로, 아프리카 민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체동물이나 거북이, 악어, 메기를 잡아먹은 것으로 학계는 여겨왔다. 다만 이번 신종은 육상에서 생활했다는 게 연구팀 결론이다.

현생종 수달. 몸집은 약 65㎝에 체중은 10㎏이 조금 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이빨 에나멜에 포함된 산소와 탄소의 안정 동위체를 분석한 결과 그 값은 하마 같은 반수생동물과 달랐고, 오히려 대형 고양잇과 동물이나 하이에나에 가까웠다”고 전했다.

이어 “이빨 동위체는 그 동물이 무엇을 먹었는지 알 수 있는 유력한 단서”라며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보면 인하이드라이오돈 오모엔시스는 육상에서 초식동물을 사냥해 먹던 공포의 포식자였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향후 아프리카 수달 화석을 더 발굴해 대형 고대 수달이 생태계에서 차지한 위치와 200만 년 전 갑자기 멸종한 이유를 알아낼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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