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심을 주체하지 못해 나무에 기어올라갔다가 내려오지 못하는 고양이들을 전문적으로 구조하는 이들에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2009년 미국 워싱턴 주에서 발족한 비영리단체 ‘캐노피 캣 레스큐(CANOPY CAT RESCUE)’는 현지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 구조단체로 통한다. 특이하게 이들은 나무에 올라갔다가 너무 높아 내려오지 못하는 고양이만 골라서 구해준다.

이곳 대원들은 모두 고양이를 끔찍하게 좋아하는 집사들이다. 각자 가정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는데, 높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가 나무를 타면 이따금 내려오지 못하는 걸 알아채고 아예 구조팀을 결성했다.

나무 위에 올라갔다가 내려오지 못하는 고양이를 구하는 美 비영리단체 대원 <사진=캐노피 캣 레스큐 공식 페이스북>

나무 위 고양이를 구하는 일은 단순할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다. 경계심이 많은 고양이를 안심시키며 가능한 신속하게 나무에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고양이를 안고 내려오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때문에 대원들은 트리 클라이밍을 비롯해 고양이 구조법과 나무를 손상하지 않는 기술을 정기적으로 훈련한다.

‘캐노피 캣 레스큐’가 구한 고양이들은 사연도 다양하다. 가장 최근 구조한 고양이는 무려 2주 동안이나 23m 높이의 나무 위에서 울어대다 겨우 지상으로 내려왔다. 고양이를 찾기 위해 사방으로 수소문했던 가족은 무사히 돌아온 반려묘를 안고 대원들 앞에서 펑펑 울었다.

나무 위에 고양이가 고립되는 현상이 미국에서 빈발하는 건 현지인들의 고양이 키우는 문화 때문이다. 미국 가정들은 고양이를 밖으로 내보내 산책시키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고양이가 어디를 가든 일단 내버려 두는데, 높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들은 십중팔구 커다란 나무 위에 기어오른다.

높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는 나무가 보이면 일단 올라가고 본다. <사진=캐노피 캣 레스큐 공식 홈페이지>

고양이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SNS에 사연을 올리거나 전단지를 돌리며 사례금을 건다. 다만 나무에 올라간 고양이는 전문 구조 대원이 아니면 제대로 구하기가 어렵다. 이 단체가 비영리로 궂은일을 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 기부금을 모아 전해오고 있다.  

‘캐노피 캣 레스큐’는 구조한 고양이들의 사연을 공식 페이스북에 올리며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고양이가 나무에 잘 올라가며, 의외로 다시 내려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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