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는 오팔 원석이 대량으로 존재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성의 오팔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2008년에도 발견한 바 있는데, 이는 물이 존재한다는 의미여서 당시 천문학계가 떠들썩했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연구팀은 19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에 소개된 논문에서 화성 크레이터에 오팔 원석이 대량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NASA의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가 지난 10년간 화성 게일 크레이터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얻은 정보들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특히 연구팀은 크레이터 내부 균열들 주변에 대량 존재하는 밝은색의 암석에 주목했다.

큐리오시티의 분석 자료 및 레이저 유도 분해 분광계 정보를 들여다본 연구팀은 균열 안팎에 분포하는 밝은 암석들이 오팔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생각이 맞는다면, 게일 크레이터가 한때 거대한 호수였다는 가설도 입증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산화규소와 물이 결합해 생성되는 오팔 원석 <사진=pixabay>

단백석으로도 부르는 오팔은 투명 또는 불투명한 보석으로 대부분은 색상이 없다. 유색효과를 보이는 것들이 가끔 나오는데 상당히 희소하다. 가공해 반지나 귀걸이에 사용하는 오팔은 광물 특성상 이산화규소와 물이 풍부한 곳에 생성된다.

조사 관계자는 “게일 크레이터의 균열 속에 수많은 오팔이 있다면 화성의 지표면 아래 환경이 생각보다 훨씬 생명 친화적일 수 있다”며 “이곳이 추측대로 광활한 수원이었다는 점을 확정하고 향후 탐사 방향을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자들은 화성 지하에 생명이 존재하는 환경이 유지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게일 크레이터 균열로 드러난 암석이 오팔이라는 이번 연구 결과는 화성 지하에 물 또는 얼음 형태의 물이 묻혀 있음을 시사한다.

NASA가 시뮬레이션한 화성 게일 크레이터의 과거 이미지. 물로 가득하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오팔이 한때 호수였던 게일 크레이터가 말라붙은 뒤 꽤 오랜 시간이 흘러 형성된 것으로 파악했다. 이 경우 화성 지하에는 지표에서 물이 사라진 후에도 오랫동안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 보존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발견은 향후 이뤄질지 모를 화성의 유인 탐사에도 많은 의미가 있다. 게일 크레이터 같은 화성 곳곳의 다른 거대한 분화구에도 오팔이 분포할 경우 그 밑에 물이 존재할 수 있어 화성 탐사 및 체류의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조사 관계자는 “게일 크레이터에서 발견된 광대한 균열 네트워크를 감안할 때 생명이 존재할 지하 환경은 크레이터와 화성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을지도 모른다”며 “인류가 화성 표면에 기지를 짓고 여러 조사를 진행할 시기가 온다면, 오팔 밑에 묻힌 물이 귀중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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