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이 거느린 위성들은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부터 시작해 주성과 충돌에 의한 영향 등 연구할 가치가 충분하다. 우리가 사는 지구의 위성은 달 하나지만 토성이나 목성 등 다른 태양계 행성들은 100개에 육박하는 수많은 위성을 갖고 있다.

위성이 특정 행성 주변에 자리한다는 것을 공식 인정하는 것은 공표일이다. 어떤 학자가 A라는 위성을 관측한 뒤 이를 보고하면, 천문학자들이 연구하고 분석해 맞는다고 판단될 때 비로소 공표하고 정식 위성으로 인정을 받는다. 

이달 13일을 기준으로 태양계 행성 중 가장 많은 위성을 거느린 것은 토성(83개)이다. 목성이 82개로 뒤를 바짝 쫓고 있는데, 열흘만 지나면 1위 자리를 목성이 탈환한다. 미국 행성과학자 스콧 셰퍼드(46)가 지난 2016년과 2021년 발견한 ‘S/2016 J3’ 및 ‘S/2021 J1’이 오는 23일 목성 위성으로 정식 공표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23일 사이 위성 4개가 새로 공표되는 목성 <사진=pixabay>

스콧 셰퍼드는 지난해 12월에도 목성 위성 2개를 추가한 바 있다. 그가 2011년과 2018년 관측한 ‘S/2011 J3’와 ‘S/2018 J2’가 목성 위성으로 공표되면서 목성 위성은 당시 82개로 늘었다. 직경 약 3㎞인 ‘S/2011 J3’은 목성으로부터 1183㎞ 떨어졌으며 공전주기는 263일이다. ‘S/2018 J2’의 경우 직경 약 3㎞에 목성과 거리는 1149㎞, 공전주기는 252일이다.

어떤 천체가 행성의 위성임을 입증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린다. 여러 번의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행성 주위를 공전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새로 발견된 위성은 대부분 작고 어두워 관측 자체가 어렵다. 또한 새 위성들은 행성 공전 주기가 수개월에서 수년 단위이기 때문에 관측 및 분석에 필요한 시간이 긴 편이다. 이미 발견된 위성이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른 위성, 무관한 소행성 등과 구별하는 작업도 만만찮다.

이러한 이유로 여러 위성이 동시에 새로 보고되고 공표되는 일은 드물다. 검증에 걸리는 시간이 제각각이다 보니 최초 관측일로부터 불과 1년 안에 공표되는 것도 있고, 무려 10년 이상 걸리는 위성도 있다.

태양과 태양계 행성의 규모를 참고삼아 도식화한 이미지. 태양의 지름은 목성의 약 10배로 사진보다 훨씬 크다. <사진=pixabay>

태양계 행성 중 위성 최다 보유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는 것은 덩치가 가장 큰 목성과 두 번째로 큰 토성이다. 2019년 10월까지만 해도 목성이 79개로 1위였으나 그 달에만 토성 위성이 20개나 새로 특정되면서 순위가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이후 몇 차례 위성 추가가 공표되면서 현재 토성은 83개, 목성은 82개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목성이 태양계 최다 위성 보유 행성 자리를 탈환하더라도 큰 의미는 없다. 언제 어떤 학자가 토성의 위성을 발견할지 모를 일이다. 스콧 셰퍼드는 “목성과 토성의 위성이 실제로 몇 개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목성에는 직경 800m의 작은 위성이 600개나 존재한다는 학자도 있다”며 “관측 장비의 정확도가 올라갈수록 보다 많은 위성을 발견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했다. 

행성이 가진 위성 숫자도 중요하지만, 위성 자체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보다 가치가 있다는 게 천문학계 중론이다. 관측한 천체가 위성임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학자들은 다양한 과학적 지식을 얻게 되고, 그간 몰랐던 주성의 다른 면을 발견하기도 한다. 많은 학자가 기다리는 외계 생명체 소식이 행성이 아닌 위성에서 들려올지도 모를 일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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