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억4000만 년 전 바다를 누빈 파충류 라리오사우루스 극히 온전한 화석이 발굴됐다. 피부조직까지 남은 이번 샘플은 트라이아스기 중기 바다 생태계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탈리아와 스위스 고고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28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보존 상태가 좋은 라리오사우루스의 화석을 현재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wiss Journal of Palaeontology를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비늘의 윤곽과 물갈퀴가 달린 다리, 심지어 앞다리에 붙은 근육의 흔적까지 남은 이 화석은 이탈리아와 스위스가 맞닿은 몬테 산 조르조 지역에서 나왔다. 상세한 신체 조직이 남은 고생물 화석은 학자에게 있어 꿈의 발견으로, 영법이나 근육의 사용법 등 행동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몬테 산 조르조에서 발굴된 라리오사우루스 발케레시의 화석. 피부조직도 남아있다. <사진=Swiss Journal of Palaeontology 공식 홈페이지>

이탈리아 고생물학자 실비오 르네스토 박사는 "라리오사우루스속은 노토사우루스과의 작은 해양 파충류로 트라이아스기 중기 유럽의 얕은 바다에 서식했다"며 "몸길이는 대략 60㎝로 같은 노토사우루스속 동료와 비교해 상당히 작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리오사우루스속은 지금껏 유럽 각지에서 몇 종이 확인됐고, 이번 샘플은 라리오사우루스 발케레시(Lariosaurus valceresii)로 파악됐다"며 "피부가 탄소막 형태로 화석에 붙어 비늘의 형상과 배열, 발가락 윤곽까지 뚜렷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피부조직이 붙은 라리오사우루스속 화석은 이번이 최초다. 연구팀은 라리오사우루스 발케레시가 물갈퀴를 가졌고, 상완부 뒤쪽이나 몸통 전면에 앞다리를 끌어당기는 강한 근육조직이 붙었음을 파악했다. 이런 특징은 이 파충류가 앞다리로 물을 뒤집어쓰듯 헤엄쳤음을 시사한다. 현생종 물범이나 수달처럼 앞발로 물을 밀어내며 빠르게 이동하는 스타일이다.

아티스트가 재현한 라리오사우루스 발케레시 <사진=Swiss Journal of Palaeontology 공식 홈페이지>

실비오 박사는 "그간 노토사우루스과 바다 파충류는 꼬리를 좌우로 흔들어 헤엄쳤다고 여겨졌다"며 "이번 표본은 앞다리가 어느 정도 수영에 사용됐다는 일부 학자의 가설을 강하게 뒷받침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사는 "라리오사우루스는 같은 시대에 서식한 다른 바다 파충류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헤엄치고 있었다"며 "라리오사우루스가 앞다리를 사용한 추진을 중시한 것에 비해, 다른 종은 꼬리에 의지해 유영한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런 영법 차이는 2억4000만 년 전 바닷속에서 종마다 다른 진화 전략이 공존했음을 보여준다는 입장이다. 앞으로도 피부 조직이 온전한 비슷한 화석이 더 나온다면 트라이아스기 바다 생태계, 특히 파충류의 생활상을 자세히 알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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