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우주비행사 1000개를 성층권에 띄우는 별난 미션이 무사히 성공했다. 우주 공간에 인간 우주비행사가 동시 체류한 기록은 17명이라는 점에서 이번 도전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슬로바키아와 체코 우주 건축가들로 구성된 연구소 '익스텐드 디자인(XTEND DESIGN)'은 2일 공식 SNS를 통해 지난달 진행된 특별한 레고 우주 미션을 소개했다.

이들이 준비한 미션은 레고 우주비행사, 일명 '레고노트(LEGOnauts)' 1000개를 전용 셔틀에 태워 성층권까지 날리는 것이 핵심이다. 익스텐드 디자인 연구원들은 밟으면 엄청나게 아플 정도로 단단한 레고의 내구성을 알아보기 위해 이 희한한 미션을 기획했다.

초경량 설계된 셔틀 안에 배치된 레고 우주비행사. 1회 비행에 330개가 촘촘하게 배치됐다. <사진=익스텐드 디자인 페이스북>

레고노트 블록은 1회에 330개씩 셔틀에 태워져 하늘로 올라갔다. 셔틀은 가벼우면서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3D 프린트한 스테인리스 스틸과 고강성 플라스틱, 카본 파이버를 이용해 제작됐다.

연구소는 극적인 상황을 생생하게 담기 위해 셔틀 앞에 카메라도 장착했다. 덕분에 미션이 진행되는 상황들을 담은 역동적인 사진들을 여러 장 건질 수 있었다.

셔틀의 1차 비행은 지난달 20일 슬로바키아 공항에서 이뤄졌다. 소형 열기구에 연결된 레고 셔틀은 고도 30㎞까지 무리 없이 올라갔다. 다만 34㎞ 구간에서 기구가 터지면서 셔틀이 급강하를 시작했고 낙하산이 펴지면서 셔틀은 천천히 지구로 귀환했다.

기구에 매달려 고도 34㎞까지 올라간 셔틀. 이후 기구가 터지면서 자유낙하가 시작됐다. <사진=익스텐드 디자인 페이스북>

익스텐드 디자인 연구원들은 레고노트 330개를 꽂을 경우 셔틀의 무게를 최대 2.7㎏이 넘지 않도록 맞췄다. 30㎞ 이상 고도에서 기구가 터져 떨어진 셔틀의 속도는 낙하산이 펴지기 전까지 시속 300㎞가 넘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성층권 이상 대기권 아래까지 비행하는 우주여행이 조만간 열리는 상황에서 이번 실험은 성층권에 노출된 물체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 알게 해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셔틀은 비록 실제 우주여행 고도보다 한참 못 미쳤고, 사람이 아닌 레고 우주인이 탑승했지만 아이들에게 우주의 신비를 레고를 통해 느끼게 해줬다는 점에서 만족한다"고 전했다.

레고 우주비행사를 꽉 채운 셔틀. 실제 비행에서는 1회 330개만 탑재해 총 무게를 2.7㎏에 맞췄다. <사진=익스텐드 디자인 페이스북>

총 3회에 걸친 셔틀 비행에서 떨어져 나간 레고노트는 하나도 없었다. 우주비행사 레고가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연구원들이 셔틀에 단단히 고정한 덕이다.

익스텐드 디자인은 이번에 성층권을 여행하고 돌아온 레고노트 1000개를 다음 달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 열리는 레고 팬 이벤트에서 경품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익스텐드 디자인은 향후 이뤄질 달이나 화성의 인간 체류를 가정해 현재 우주방사선과 극한의 온도에 견디는 우주 건축물을 구상하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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