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 판타지 영화에 등장하는 전설 속 용과 흡사한 2억4000만 년 전 해룡의 전신 화석이 공개됐다.

영국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National Museums Scotland, NMS) 고생물 연구팀은 23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삼첩기 지구의 바다를 누빈 해양 파충류(수생 파충류)의 전신 화석을 소개했다.

이 화석은 고대 해양 파충류 기룡목 타니스트로피아과에 속하는 디노세팔로사우루스(학명 Dinocephalosaurus orientalis)의 것이다. 학자들은 디노세팔로사우루스의 전체적인 몸길이가 약 3m로 기룡목 사이에서 중형급이라고 여겼으나, 화석의 총 길이는 무려 5m나 된다.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이 23일 공개한 기룡목 디노세팔로사우루스의 온전한 화석. 학자들은 판타지 영화나 중국 전설 속의 용과 가장 흡사한 형태라고 평가했다. <사진=NMS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전설에 등장하는 원시 용과 흡사한 디노세팔로사우루스 화석은 2003년 중국 구이저우 성에서 처음 발견됐다"며 "최근까지 이어진 발굴 조사를 통해 약 20년 만에 5m나 되는 디노세팔로사우루스의 전체 화석이 완성됐다"고 전했다.

이어 "온몸의 뼈를 이어붙여 복원한 디노세팔로사우루스 화석은 중국 신화나 전설 또는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용과 매우 흡사하다"며 "목 길이만 2m가 넘을 정도로 이 기룡목의 형태는 아주 극적이다"고 덧붙였다.

일본계 미국인 고미술가이자 물리학자 노부 타무라가 그린 디노세팔로사우루스. 목과 꼬리가 상당히 길며 다리 끝 형태를 제외하면 쥐라기 수장룡 플레시오사우루스와 닮았다. <사진=Nobu Tamura>

연구팀에 따르면 디노세팔로사우루스 화석은 목 길이만 무려 2.3m다. 역시 목이 길어 최대 2m에 달하는 기린이 다른 포유류처럼 목뼈 7개를 가진 것과 달리 디노세팔로사우루스는 목뼈가 32개나 된다. 

조사 관계자는 "디노세팔로사우루스는 아마 뱀 몸통과 비슷한 긴 목을 이용해 사냥감에 은밀하게 접근했을 것"이라며 "해양성 파충류 기룡은 여울에 매복하다 사냥감을 포착하면 지느러미가 발달된 다리로 거리를 좁히고, 긴 목을 뻗어 소리 없이 사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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