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물을 끝없이 뿜어내는 암염 굴뚝(halite chimney)이 사해 바닥에서 계속 관찰돼 학계가 주목했다. 일부 학자들은 암염 굴뚝이 대규모 싱크홀의 전조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헬름홀츠연구소(UFZ) 연구팀은 29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사해 밑바닥에 하나둘 늘어나는 암염 굴뚝들이 조만간 거대한 싱크홀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암염 굴뚝들은 서쪽이 이스라엘, 동쪽이 요르단에 접한 염호 사해의 30m 깊이 바닥에서 여러 개 확인됐다. 개중에는 높이가 7m에 달하는 것도 있다. 각 암염 굴뚝의 끝부분에서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것은 다름 아닌 소금물이다. 

사해 밑바닥부터 솟아오른 암염 굴뚝. 끝에서 소금물이 연기처럼 올라온다. <사진=UFZ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암염 굴뚝이라는 이름답게 그 끝부분에서 연기 같은 물질이 모락모락 분출된다"며 "이는 소금 결정이 녹아든 물로, 이런 암염 굴뚝은 갑자기 출현하는 싱크홀의 전조이기도 해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염분의 농도가 매우 높은 사해는 부력이 강해 호수면에 떠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염도가 높은 것은 물이 흘러나갈 곳이 없고 건조하고 뜨거운 기후 때문에 물이 점점 증발하기 때문이다.

조사 관계자는 "사해의 증발은 생각보다 심해서 수위가 1년에 1m나 낮아질 정도"라며 "이 때문에 현재의 수면은 해발 -438m까지 내려가 있다. 그런 사해의 바닥에는 최근 부쩍 암염 굴뚝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염도가 높아 사람이 둥둥 뜨는 염호 사해 <사진=pixabay>

이어 "일반적으로 심해의 해령에는 지열로 뜨거워진 물을 내뿜는 열수 분출공이 존재한다"며 "사해의 바닥에 분포하는 암염 굴뚝은 이와 아주 비슷하지만 그 내부는 전혀 다르다"고 덧붙였다.

열수 분출공은 황화물이 섞인 열수를 뿜지만 암염 굴뚝은 염분 농도가 높은 지하수를 토해낸다. 헬름홀츠연구소 조사 결과 암염 굴뚝에서 나온 소금물에는 우주에서 유래한 염소동위원소 36Cl와 담수 미생물 유전자가 함유됐다. 연구팀은 이 소금물이 주변 지역 대수층에서 나왔다고 추측했다.

조사 관계자는 "대수층에 고여 있던 지하수가 호수 바닥의 퇴적물로 스며들어 암염으로 된 낡고 두꺼운 암석층까지 도달하고, 여기서 염분이 섞여 호수로 흘러 들어간다"며 "이 소금물의 밀도는 사해의 물보다 낮기 때문에 제트기류처럼 위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호수 바닥에서 솟아나는 소금물 염분은 점점 결정화된다. 이렇게 완성되는 것이 암염 굴뚝"이라며 "하루에도 몇 ㎝ 성장하는 사해의 암염 굴뚝은의 평균 높이가 1~2m"라고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해 밑바닥 소금 층이 지속적으로 침식해 최근 수십 년간 거대한 싱크홀이 생기고 있다. 폭 100m, 깊이 20m의 거대 싱크홀도 심심찮게 발생했다. 이런 위험한 싱크홀은 언제 나타날지 몰라 학자들은 무인 잠수정으로 사해 바닥의 암염 굴뚝을 매핑할 것을 제안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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