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에 대고 말만 하면 다양한 인공지능(AI) 장치를 구현하는 세상이 열렸다. 신기술의 핵심은 정전기를 이용하는 특수 원단이다.
중국과 싱가포르 대학들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개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이 거둔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8일자에 먼저 실렸다.
최근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이 발달하면서 입고 달리기만 하면 이동 거리는 물론 체온, 체중, 심장박동수 등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발 나아가 옷에 대고 말하면 AI 챗봇이나 스마트 가전을 조작하는 원단 A 텍스타일(A-Textile)을 만들었다.
특수 원단은 정전기 원리를 응용해 사람의 목소리를 감지하고 이를 전기 신호로 변환한다. 일상적으로 몸에 지니는 옷 자체가 언제 어디서나 AI와 연결되는 음성 입력 장치가 되는 셈이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관계자는 “해당 천은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경험하는 마찰대전 현상에서 착안했다”며 “마찰대전이란 서로 다른 물질을 문지른 뒤 분리하면 한쪽이 양으로, 다른 한쪽이 음으로 대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책받침으로 머리를 비벼 머리가 곤두서거나 미끄럼틀을 내려온 뒤 친구와 접촉하면 찌릿한 느낌이 나는 현상이 대표적”이라며 “마찰대전은 소재의 종류나 표면의 상태, 온도 등 다양한 요인으로 그 정도가 변화한다”고 덧붙였다.
A 텍스타일은 여러 층이 서로 스치며 미약한 전하를 발생한다. 사람이 말을 하면 목소리의 음파가 천에 미세한 진동을 줘 정전기 상태가 변화한다. 이를 검출함으로써 목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연구팀은 애써 발생한 전하가 흩어지지 않도록 천에 나노 입자를 넣었다. 그 결과 AI가 음성을 인식할 수 있을 수준의 명료한 신호를 얻을 수 있었다.
싱가포르국립대 관계자는 “A 텍스타일은 기존 옷에 꿰매는 것만으로 음성 센서처럼 작동한다”며 “매우 부드럽고 얇은 데다 가벼워 일반 의류에 쉽게 부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셔츠나 코트의 목덜미, 소매 등에 꿰매기만 하면 천이 감지한 음성이 무선으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전송된다”며 “음성 패턴을 해석해 명령을 판별하는 AI 인식 시스템과 결합하면 챗(Chat)GPT 같은 AI 챗봇에 말을 걸거나 스마트 가전을 조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AI 인식 시스템에 딥 러닝 기술을 접목해 방대한 음성 정보를 주입했다. 그 결과 어지간한 소음이 발생하는 환경에서도 최대 97.5%의 높은 정확도로 음성을 인식했다. 연구팀은 향후 의료나 복지,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도 응용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