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의 지반침하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진행 중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면적 약 6340㎢인 상하이는 중국 경제의 중심지로 인구는 2500만 명에 달한다.

중국을 비롯해 미국과 영국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15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게재했다.

연구팀은 지구 전체의 해수면 상승이 과거 4000년 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현재, 세계 주요 도시의 침하 수준을 측정했다. 그 결과 중국 상하이는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하는 데다 지반 자체도 급속히 침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을 상징하는 대도시 상하이. 고층빌딩이 즐비하다. <사진=pixabay>

미국 럿거스대학교 린유칭 연구원은 “이는 자연의 변화만이 영향을 준 결과는 아니다. 오히려 도시의 발전에 따른 인간의 활동이 큰 요인”이라며 “꾸준한 산업화로 1900년 이후 세계 평균 해수면은 연간 약 1.5㎜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 변화에 의한 해수의 열팽창이 더해지면서 빙하나 극지 빙상이 녹아 해수의 양 자체가 증가세”라며 “해수면 상승만으로도 연안 도시는 충분히 위험하지만 상하이는 지반 자체가 계속 가라앉고 있다”고 언급했다.

상하이는 양쯔강 하구에 펼쳐진 삼각주를 기반으로 하는 거대 도시다. 부드러운 충적토 위에 도시가 펼쳐진 셈이다. 이런 토양은 원래 압축되기 쉽고 자연스럽게 침하하는 경향이 있다.

해안에 접한 중국 주요 도시들의 침하 속도 및 해수면 상승 수준을 측정한 결과 상하이의 지반 침하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네이처>

린유칭 연구원은 “아무리 충적토 위에 세운 도시라고는 하나, 침하의 주요 원인은 인간”이라며 “상하이의 경우 지반침하의 원인 약 94%가 인간의 활동이다. 특히 지하수를 생각 없이 퍼올린 것이 악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1960년대 공장과 건설현장, 가정에 물을 대기 위해 상하이는 지하수를 무지막지하게 써댔다”며 “당시 지반 침하 속도는 연간 약 10㎝에 달했고 과거 100년 동안 지역에 따라서는 1m 이상 가라앉은 곳도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가 상하이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비슷한 충적토 삼각주에 세워진 선전이나 홍콩도 지반침하와 해수면 상승의 이중 위험에 직면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들 도시는 중국의 경제 및 제조업 중심지로, 수해가 발생하면 전 세계 공급망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각주 위에 세워진 거대 도시 상하이. 해수면 상승이 겹치면서 침하 위기를 맞았는데, 뉴욕이나 마닐라, 자카르타도 비슷한 위험군으로 꼽혔다. <사진=pixabay>

아울러 연구팀은 같은 구조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도시로 자카르타(인도네시아)와 마닐라(필리핀), 뉴욕(미국)을 꼽았다. 이들 도시도 삼각주나 저지대에 세워진 거대 도시다. 일본의 경우 치바현 동부의 지반침하가 심각하다고 연구팀은 봤다.

린유칭 연구원은 “불과 몇 ㎝의 해수면 상승만으로 삼각주 도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이들 토지는 농업과 어업, 도시개발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췄지만 매우 평탄하고 지반이 약한 단점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도시는 예로부터 문명이 융성한 동시에 인간의 손에 의해 가라앉을 운명”이라며 “지반침하와 해수면 상승이 겹치면 단기간이라도 도시들이 물에 잠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우려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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