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표면에 대규모 전파망원경으로 만드는 미국의 신개념 프로젝트에 시선이 쏠렸다. 파뷰(FarView)로 명명된 달 전파망원경은 태양계 행성을 보다 정밀하게 관측할 전진기지가 될 전망이다.

미 항공우주국과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 민간 우주개발 업체 루나 리소시즈(Lunar Resources) 공동 연구팀은 27일 공식 채널을 통해 달 표면에 전파망원경을 조성하는 파뷰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파뷰는 약 200㎢의 달 표면에 전파망원경 어레이를 설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약 10만 기의 다이폴 안테나로 구성되는데, 대부분 로봇에 의해 건설된다. 우주선으로 실어 보낸 로봇은 달의 레골리스, 즉 지표면의 암석 부스러기를 모아 산소와 금속을 추출하고 자재를 뽑아내 안테나와 태양전지, 전력선 등을 제조한다.

칼텍 관계자는 "파뷰는 지구 밖 천체의 자원을 직접 활용하는 ISRU(in-situr resources utilization) 기술을 테스트하는 무대이기도 하다"며 "우리 계획대로 달 표면에 광범위한 파뷰가 완성되면 명왕성에 놓인 스마트폰을 검출할 정도의 정확도를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NASA는 칼텍, 루나 리소시즈 사와 함께 달 표면에 대규모 전파망원경군을 설치하는 파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파뷰가 가동되면 지구에서는 얻을 수 없는 우주관측 정보들을 인류가 손에 넣게 될 것"이라며 "우주 탄생에 관한 중요한 지식 역시 인류에게 가져다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빅뱅으로 막 탄생한 우주의 온도는 수백억 ℃로 생각된다. 상당히 뜨거웠던 우주 공간은 38만 년 뒤 전자와 양성자가 결합해 수소 원자가 만들어지면서 온도가 내려갔다. 비로소 빛이 자유롭게 직진할 수 있게 된 이 현상을 우주의 갬이라고 하는데, 수소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 우주는 별도 은하도 없는 암흑천지였다.

NASA 관계자는 "우주의 암흑시대 빛을 내는 천체는 없었지만 수소는 파장 21㎝의 미약한 전파를 쏘았고, 그 빛의 일부는 아직 우주에 존재한다"며 "지구에서는 절대 관측할 수 없는 희미한 빛을 모아 초기 우주의 상황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이 파뷰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파뷰의 상상도. 천체 관측은 물론 달의 물자를 이용해 건자재 등을 뽑아내는 ISRU 기술을 실증하게 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말이 쉽지 달 표면에 대규모 전파망원경군을 만드는 건 상당히 어렵다. 지구에서 자재나 인원, 식량이나 물 같은 물자를 달로 운반하려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NASA에 따르면 1㎏의 화물을 달에 보내는 데 100만 달러(약 13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루나 리소시즈 관계자는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인류가 본격적으로 우주에 진출하는 데 있어 현지 자원 조달은 꼭 완성해야 하는 기술"이라며 "파뷰는 관측 목적도 있지만 인류가 ISRU 기술을 실현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실험 무대"라고 전했다.

파뷰는 완성까지 10년 이상의 시간과 최소 20억 달러(약 2조6240억원) 넘는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루나 리소시즈 관계자는 "인류가 막 세계 일주에 성공한 16세기, 사람들은 지금의 발달된 미래를 상상하지 못했다"며 "무모하다는 비판에도 과학자들은 움직여야 한다. 우리는 미래의 문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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