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미잘 같은 자포동물을 동반하고 밤바다를 헤엄치는 일부 물고기들의 유대 관계가 새로 확인됐다. 말미잘과 공생하는 물고기는 픽사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로 잘 알려진 흰동가리가 대표적이다.
미국 버지니아해양과학연구소(VIMS)는 24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입에 말미잘 등 자포동물을 물고 이동하는 유어들이 천적의 공격을 피한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팀은 미국 플로리다 및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타히티 섬 외양에서 각각 물고기들의 행동을 기록하고 분석하기 위해 야간 잠수 촬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물고기의 유어들이 독을 가진 말미잘 근연종의 유생을 입에 무는 등 동반해 헤엄치는 것을 목격했다.
VIMS 수생생물학자 가브리엘 알론소 박사는 "작은 물고기들은 자포동물을 방패처럼 사용해 몸을 지켰다"며 "한편 자포동물은 물고기를 통해 멀리 이동할 수 있어 서로 이익을 얻는 상리공생의 관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두운 밤바다 촬영에는 라이트를 매달아 카메라로 수생생물을 담는 블랙워터 다이빙 기법이 동원됐다"며 "다양한 유어들이 말미잘의 근연종인 자포동물들의 유생과 함께 행동하는 상황이 또렷하게 관찰됐다"고 덧붙였다.
해당 유어는 쥐치 및 노메치과, 병어 및 갈전갱이 동료들로 파악됐다. 각 물고기들의 유어가 입에 문 것들은 자포동물문에 속하는 꽃말미잘 또는 모래말미잘 유생으로 확인됐다. 모두 촉수에 독이 있는 세포를 가져 포식자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존재다.
가브리엘 박사는 "일부 흰동가리 종의 유어는 독을 가진 자포동물 유생을 물거나 지느러미 사이에 끼워 이동한다"며 "자포동물의 독은 어린 물고기의 천적에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불쾌한 맛이나 자극 탓에 기피 대상이 되므로 방탄조끼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박사는 "자포동물은 자력으로 유영하지 못하고 기본적으로 해류에 떠내려가는 식으로 이동한다"며 "어린 물고기가 물거나 몸에 밀착하는 식으로 힘들이지 않고 멀리 이동해 종을 확산한다"고 언급했다.
학계는 이번 조사가 해양생태계의 새로운 상리공생 관계를 보여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상리공생은 다른 종의 생물끼리 서로 이익을 주고받으면서 함께 생활하는 관계를 말한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익을 얻는 편리공생 또는 기생과 달리 쌍방이 이득을 취하므로 다양한 종이 이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