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와 라마가 가진 단백질이 알츠하이머와 조현병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는 국제 학술지 Trends in Pharmacological Sciences 최신호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게재했다.
알츠하이머와 조현병 등 뇌질환 치료 방법을 모색해 온 CNRS 연구팀은 낙타나 라마 등 낙타과 동물의 항체를 결합해 만든 나노바디의 효능을 조사했다.
일반적으로 항체는 체내에 침입한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결합해 면역세포가 대응하도록 작용한다. 사람의 가장 흔한 항체인 면역글로불린 G의 경우 2개의 중쇄와 2개의 경쇄로 구성되며 분자량은 약 150kDa(킬로돌턴)이다.
낙타나 라마 등 낙타과 동물은 사람보다 작은 항체를 자연적으로 생산한다. 2개의 중쇄와 2개의 경쇄로 구성된 일반적인 항체뿐만 아니라 중쇄로만 이뤄진 항체도 만든다. 이 항체를 나노바디라고 부르는데, 분자량은 약 12~15kDa로 사람의 면역글로불린 G 대비 약 10분의 1이다.
CNRS 피에르 안드레 라폰 연구원은 “나노바디는 작고 눈에 띄지 않는 구조여서 바이러스의 방어 시스템을 뚫고 무력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나노바디는 계절성 인플루엔자나 노로바이러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치료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이미 시사됐다”고 전했다.
나노바디는 신장 부근의 혈류에서 배제되거나 혈액과 뇌 사이의 물질 이동을 제어하는 혈액뇌관문을 통과하지 못해 알츠하이머병이나 조현병과 같은 뇌질환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다만 CNRS 연구에서 인공 나노바디가 혈액 뇌 관문을 통과,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타우 또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공격하는 사실이 밝혀졌다.
안드레 연구원은 “나노바디를 인간에 투여하기 전 약제의 안정성이나 혈액뇌관문을 통과하는 구조, 뇌에 머무는 기간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 보관과 수송에 견딜 수 있는 임상시험을 통해 안정된 제제 개발법도 알아내야 한다”고 전제했다.
연구원은 “그럼에도 이번 발견은 낙타과 동물의 나노바디가 뇌질환에 대한 생물학적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 가능성을 보여준 점에서 특별하다”며 “기존 항체와 저분자 화합물의 중간에 위치하는 새로운 약제를 만들어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