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와 라마가 가진 단백질이 알츠하이머와 조현병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는 국제 학술지 Trends in Pharmacological Sciences 최신호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게재했다.

알츠하이머와 조현병 등 뇌질환 치료 방법을 모색해 온 CNRS 연구팀은 낙타나 라마 등 낙타과 동물의 항체를 결합해 만든 나노바디의 효능을 조사했다.

낙타과 동물의 항체를 응용한 나노바디는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이미 밝혀졌다. <사진=pixabay>

일반적으로 항체는 체내에 침입한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결합해 면역세포가 대응하도록 작용한다. 사람의 가장 흔한 항체인 면역글로불린 G의 경우 2개의 중쇄와 2개의 경쇄로 구성되며 분자량은 약 150kDa(킬로돌턴)이다.

낙타나 라마 등 낙타과 동물은 사람보다 작은 항체를 자연적으로 생산한다. 2개의 중쇄와 2개의 경쇄로 구성된 일반적인 항체뿐만 아니라 중쇄로만 이뤄진 항체도 만든다. 이 항체를 나노바디라고 부르는데, 분자량은 약 12~15kDa로 사람의 면역글로불린 G 대비 약 10분의 1이다.

CNRS 피에르 안드레 라폰 연구원은 “나노바디는 작고 눈에 띄지 않는 구조여서 바이러스의 방어 시스템을 뚫고 무력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나노바디는 계절성 인플루엔자나 노로바이러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치료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이미 시사됐다”고 전했다.

알츠하이머는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지인, 사회까지 부담을 주는 질환이다. <사진=pixabay>

나노바디는 신장 부근의 혈류에서 배제되거나 혈액과 뇌 사이의 물질 이동을 제어하는 혈액뇌관문을 통과하지 못해 알츠하이머병이나 조현병과 같은 뇌질환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다만 CNRS 연구에서 인공 나노바디가 혈액 뇌 관문을 통과,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타우 또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공격하는 사실이 밝혀졌다.

안드레 연구원은 “나노바디를 인간에 투여하기 전 약제의 안정성이나 혈액뇌관문을 통과하는 구조, 뇌에 머무는 기간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 보관과 수송에 견딜 수 있는 임상시험을 통해 안정된 제제 개발법도 알아내야 한다”고 전제했다.

연구원은 “그럼에도 이번 발견은 낙타과 동물의 나노바디가 뇌질환에 대한 생물학적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 가능성을 보여준 점에서 특별하다”며 “기존 항체와 저분자 화합물의 중간에 위치하는 새로운 약제를 만들어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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