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의류가 공룡 화석의 위치를 알려 준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지의류는 균류와 조류의 공생체로, 열대나 온대, 남극과 북극 등 다양한 지역의 나무껍질이나 바위에 붙어 자란다.
영국 레딩대학교 연구팀은 1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주황색을 띠는 지의류의 근처에는 공룡 화석이 분포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공룡 화석의 발굴 작업은 학자들의 풍부한 경험이 바탕이 되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 만약 공룡 화석이 묻힌 지층을 나타내는 표식이 있다면 발굴이 훨씬 쉬워지는데, 주황색 지의류에 관한 이번 조사 보고서에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연구팀은 캐나다 앨버타 주립 공룡공원(Dinosaur Provincial Park)에 분포한 주황색 지의류에 주목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재된 이 공원은 백악기 후기 화석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다.
조사 관계자는 "현지에서 지표에 노출된 공룡 뼈 화석과 주변 암석을 비교 조사하는 과정에서 루사브스키아 엘레강스(Rusavskia elegans) 및 산도멘도자 트라키필라(Xanthomendoza trachyphylla) 등 두 주황색 지의류가 화석 표면에 집중적으로 자란 것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지의류는 공룡 화석 표면의 약 50%를 뒤덮은 반면, 주변 암석에서는 단 1%만 발견됐다"며 "이는 지의류가 공룡 화석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식 역할을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의류는 곰팡이 등 균과 광합성을 하는 조류가 결합한 공생 생물이다. 이끼를 닮았지만 전혀 다른 존재로, 일부가 주황색을 띠는 것은 안트라퀴논이라는 방향족 유기화합물 때문이다.
조사 관계자는 "지의류는 특유의 빛 반사 패턴이 있어 드론에 특수 카메라를 탑재하고 촬영하면 특별한 빛 파장을 반사한다"며 "푸른 빛은 거의 튕겨내지 않고 적외선 영역에서 강한 반사를 보이므로 하늘에서 보면 선명한 주황색을 띤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연구팀이 상공 30m에서 드론으로 지표면을 촬영해 인공지능(AI)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지의류 덕에 화석의 위치를 쉽고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공룡 화석은 칼슘을 많이 함유한 알칼리성 물질로 이뤄지고, 더욱이 뼈 표면에는 무수한 미세 구멍이 있어 수분을 쉽게 함유하는데, 지의류는 이런 환경을 아주 좋아한다.
학계는 이번 연구가 공룡 화석의 발굴 작업을 보다 쉽게 해준다고 기대했다. 공룡 화석 발굴은 거의 사람의 눈에 의존하는 어려운 작업으로, 학자들은 광활한 땅을 돌아다니며 작은 화석 조각을 단서로 몇주, 길게는 몇년간 작업에 매달려야 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