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품종 다양성은 대략 8000년 전부터 시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자들은 18~19세기 본격적인 개량 작업의 영향으로 개의 품종이 다양해졌다고 여겨왔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와 영국 엑시터대학교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현대에는 리트리버나 시바견, 포메라니안, 닥스훈트, 퍼그 등 다양한 견종이 존재한다. 개의 품종 개량 시기는 18세기 이후로 생각되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그 시기가 훨씬 전일 가능성이 떠올랐다.
연구팀은 5만 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기에 나타난 개 및 늑대의 두개골 643점을 분석했다. 두개골의 크기와 형상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유전학 측면에서 면밀하게 조사했다.
대상이 된 두개골 643점은 현생종 개 및 늑대 각 158마리와 86마리, 고대의 개 및 늑대 각 281마리와 118마리로 구성됐다. 고고학자와 학예사, 생물학자들이 모여 각 두개골의 3D 모델을 만들고 기하학적 형태 분석법을 동원해 크기와 형상을 조사했다.
그 결과 러시아 유적에서 출토된 약 1만1000년 전 두개골에서 길들여진 개의 특징이 파악됐다. 아메리카대륙과 아시아의 경우 각각 약 8500년 전과 약 7500년 전 두개골에서 집개 특성이 확인됐다.
조사 관계자는 “가축화 과정에서 개의 두개골은 늑대보다 앞뒤가 짧고 폭이 넓게 변화했다”며 “이번 조사에서 개의 두개골 크기 변화는 9700~8700년 전 샘플에서 확인됐으며 크기의 편차는 7700년 전부터 두드러졌다. 두개골 형상의 편차가 가장 큰 것은 약 8200년 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생종 개들은 단두종이나 장두종 등 극단적인 형태를 보이지만 이들은 초기 고고학적 표본에서 확인되지 않았다”며 “신석기시대 무렵부터 견종 사이에는 큰 다양성이 나타났다. 플라이스토세 표본과 비교하면 약 2배로, 현생종 개들의 다양성의 절반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즉 이번 연구 결과는 개의 다양성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생겼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 후기 플라이스토세 표본 중 어느 것에서도 늑대에서 개로 가축화하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아 가장 오래된 개의 기원을 더듬는 어려움은 여전했다.
조사 관계자는 “개의 가축화 초기 시기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개의 다양화가 생각보다 훨씬 전에 이뤄졌고, 그 속도가 매우 빨랐다는 점”이라며 “그 초기 변이는 자연의 생태학적 압력과 인간과 함께 살면서 생긴 영향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학계는 이번 연구 결과가 인류와 개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개의 다양성은 품종 실험이 대두된 빅토리아시대 등 특정 시기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과 개 사회의 수천 년에 걸친 공진화의 유산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