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가 많고 유명한 가수일수록 그렇지 않은 아티스트에 비해 빨리 사망하는 경향이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비텐헤르데케대학교 연구팀은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게재했다.

연구팀은 가수의 인지도가 수명과 질병, 사망률에 주는 영향을 조사했다. 객관적 지표로 볼 때 유명한 가수와 그렇지 않은 가수의 수명을 서로 비교한 연구팀은 전자가 단명한 분명한 증거를 잡아냈다.

조사를 주도한 요한나 헵 연구원은 “TV나 SNS에서 자주 보는 유명인은 대중이 알지 못하는 스트레스와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유명한 뮤지션은 무명 가수보다 일찍 사망하는 경향이 있다는 주장은 사실 전부터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세계 팝 음악계에 전무후무한 족적을 남긴 마이클 잭슨 <사진=마이클 잭슨 앨범 '배드' 공식 재킷>

이어 “북아메리카 및 유럽의 유명 가수는 명성을 얻은 지 짧게는 2년, 길면 25년 내 사망률이 일반인의 2~3배에 이르고 자살률도 미국 평균의 2~7배에 달한다”며 “다만 지금까지 연구에서는 사망률 상승이 명성 자체의 영향을 받는지, 아니면 음악업계에 특성이 작용하는지 불분명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연구팀은 음악적 명성의 정도가 극명하게 다른 가수를 대조했다. 1950~1990년 활동한 유명 가수 324명을 뽑고, 이들과 성별, 연령, 국적, 민족, 장르, 활동체제(솔로 등)가 일치하는 비교적 유명하지 않은 가수 324명을 골랐다.

유명한 가수들은 어클레임드 뮤직(Acclaimed Music)에 오른 역대 톱 2000 아티스트에서 뽑았다. 대조군 324명은 이 순위에 들지 못했고,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도 포함되지 않은 가수들로만 구성했다.

양측을 비교한 결과 가수들의 사망 연령은 유명인의 경우 평균 약 75세, 덜 유명한 이들은 약 80세였다. 유명세는 부를 가져다주고, 경제적 여유는 건강 증진으로 이어지지만 명성이 가수의 장수에 반드시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유명 가수(빨간색)와 그렇지 않은 가수(파란색)의 사망률을 보여주는 그래프. 세로축이 생존율, 가로축이 나이다. <사진=BMJ 공식 홈페이지>

요한나 헵 연구원은 “유명 가수와 그렇지 않은 가수의 사망률 차이는 벌써 20대부터 발생하며, 거의 일관되게 유명하지 않은 가수가 생존율이 높았다”며 “이번 연구는 명성과 죽음의 직접적 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지만 통계적으로 명확한 차이가 확인된 점은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연구원은 “특히 가수가 처음 순위 차트에 오른 시점을 고려했더니 사망 위험은 가수가 명성을 얻은 직후부터 상승했다”며 “이는 명성이야말로 사망 위험 증가의 주된 요인이라는 그간의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유명 가수의 단명이 심리적 또는 사회적 스트레스의 작용이라고 추측했다. 유명 가수는 사생활이 사라지고 대중의 감시에 놓이며, 많은 팬들을 위해 일정 수준의 퍼포먼스를 유지하는 등 압박을 많이 받아 술이나 담배, 약물에 의존할 가능성을 연구팀은 점쳤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명도에 관계없이 솔로 가수가 밴드 가수보다 사망 위험이 높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요한나 헵 연구원은 “밴드 동료가 제공하는 보호 효과가 있고 역할 분담과 상담 효과가 발휘된 영향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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