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규 특유의 뛰어난 맛을 내는 유전자가 특정됐다. 환상적인 마블링으로 유명한 와규는 단백질과 지방의 오묘한 조화로 인기가 많은데, 헬기 사고로 죽은 미국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처럼 이름에 와규 산지(고베)를 넣는 마니아도 있다.
호주 애들레이드대학교 생명공학 연구팀은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조사 보고서를 내고 와규의 맛을 내는 특정 유전자를 공개했다. 입에서 사르르 녹는 식감과 뛰어난 풍미로 예술품 대접을 받는 와규는 맛의 비밀을 둘러싼 연구가 전부터 활발하다.
연구팀은 와규 맛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미국 농무부(USDA),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와 유전체 분석에 나섰다. 이를 통해 기존 데이터보다 16%나 많은 와규 유전 정보를 알아냈고, 그동안 간과된 중요한 DNA 배열 차이를 다수 발견했다.
조사를 이끈 와이 로우 교수는 “게놈은 몸의 구성을 보여주는 설명서와 같은데, 지금까지 학자들은 만국 공통 설명서, 즉 표준적 모델 게놈을 기준으로 연구했다”며 “공통 설명서에는 페이지가 누락되거나 문장이 끊어진 불완전한 부분이 있어 이를 이어 붙이자 16%나 정보가 많은 진정한 와규 설명서가 작성됐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 공백이던 16%의 정보야말로 와규 맛의 비밀을 풀어낼 중요한 단서”라며 “이 완전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보다 맛있는 고기를 가진 소를 선별해 키울 수 있어 와규 선발 육종법이 진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지금까지 불완전한 데이터로는 찾을 수 없던 와규의 구조 변이가 다수 특정됐다. 구조 변이란 DNA라는 문자열이 자꾸 바뀌고, 페이지마다 누락되거나 같은 문장이 여러 번 반복되는 편집을 말한다.
예컨대 일반 소라면 1회밖에 적혀 있지 않은 “지방을 저장하라”는 명령문이 와규 유전자의 경우 2회, 3회 반복된 것으로 연구팀은 확인했다. 아울러 “근육을 단단하게 하라”는 페이지가 와규만 통째로 빠져 있을지 모른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와이 로우 교수는 “똑같아 보이는 소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설계도의 차이 또는 유전적 다양성이 숨어 있다”며 “이런 격차야말로 와규 특유의 마블링과 맛을 만들어 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교수는 “이번 성과는 감에 의존하지 않고 유전자 수준에서 맛이 보장된 소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힌트를 줄 것”이라며 “육종가들이 와규는 물론 번식 능력, 질병 저항력을 가진 우수한 소를 선택해서 생산하는 날이 올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