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콘다는 무려 1200만 년 넘게 크기 변화가 없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주 오래전 지구에 출현한 아나콘다속 조상이 현생종보다 덩치가 컸다는 게 학계 중론이어서 이번 연구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고생물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최신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게재했다.

연구팀은 마이오세(중신세) 중기부터 후기(약 1240만~530만 년 전)에 걸쳐 지구상에 서식한 고대 아나콘다속의 생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생종과 비교해 몸집 차이가 거의 나지 않을 가능성을 떠올렸다.

몸길이 5m가 넘는 아나콘다속 뱀들은 1200년 전부터 몸집의 변화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조사를 이끈 안드레스 알폰소 로하스 연구원은 “고대 아나콘다의 몸길이는 평균 4~5m로 현존하는 아나콘다의 평균과 같았다”며 “즉 1200만 년 이상에 걸쳐 아나콘다는 체구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이어 “마이오세에 최대 크기에 이른 후 멸종한 다른 동물들은 플라이오세(선신세)에 이르러 소형종으로 대체됐지만 아나콘다속은 예외였다”며 “이는 아나콘다가 진화 과정에서 몸집을 그대로 유지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고대 아나콘다속 32마리의 척추뼈 화석 183개를 정밀 분석했다. 아나콘다는 워낙 길어 300개 넘는 척추뼈를 가질 수 있는데, 그중 1개의 정확한 크기를 알면 전체 길이를 추정할 수 있다.

연구팀이 분석한 고대 아나콘다속 뱀들의 척추뼈 화석 일부 <사진=안드레스 알폰소 로하스>

분석 결과, 아나콘다는 1240만 년 전 최대 크기에 도달한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게다가 다른 거대 동물이 차례로 멸종한 뒤 그 후손은 소형종으로 변모하는 와중에도 아나콘다만은 몸집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드레스 연구원은 “커다란 악어나 거북 등은 지구의 기온 저하와 서식지 축소로 중신세 이후 멸종했지만, 장기적 환경 변동에 견딘 아나콘다는 살아남았다”며 “향후 연구에서는 아나콘다가 약 1240만 년 전 남아메리카 열대에 출현할 때 몸길이를 지금껏 유지한 이유를 밝힐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구원은 “일부 학자는 고대 아나콘다의 몸길이를 7~8m로 예상했기에 이번 연구 결과는 의미가 있다”며 “변온동물인 뱀이 기온 변화에 민감해 지구의 기온이 높았던 중신세에 현생종보다 컸다고 본 견해는 잘못된 듯하다”고 추측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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