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해 화장실에 엎어진 채 발견된 너구리가 야생동물들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너구리를 넣은 지원 상품이 예상 밖에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동물보호시설에 많은 기부금이 전달됐다.
미국 버지니아 하노버 카운티 동물보호국은 19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달 말 애슐랜드 주류판매점 ABC 스토어에 침입한 너구리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 너구리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아침 매장에서 발견됐다. 가게 문을 열기 위해 출근한 직원은 깨진 술병들이 널브러진 광경에 그만 입이 벌어졌다. 화장실에는 술에 떡이 된 너구리가 대자로 쓰러져 있었다. 미국인들은 야생 너구리가 민가나 편의점에 출몰해 사고를 치기 때문에 트래시 판다(trash panda)라고 부른다.
지역 언론에도 보도되며 유명해진 너구리는 뜻밖에 야생동물을 돕는 영웅이 됐다. 온갖 값비싼 술을 핥짝인 끝에 곯아떨어진 너구리가 귀여웠던 디자이너들은 자선 상품을 기획해 판매했는데, 무려 2만 점이 팔려나가 약 24만 달러(약 3억5500만원)의 매상을 올렸다.
하노버 카운티 동물보호국 관계자는 "만취한 너구리는 숙취 외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정신을 차린 뒤 간단한 검사를 받고 무사히 야생으로 돌아갔다"며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만든 너구리를 프린트한 티셔츠며 머그컵, 스티커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기적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술 취한 너구리 상품 제작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은 약속대로 수익금 전액을 최근 하노버 카운티 동물보호국 산하 센터에 전달했다. 귀중한 돈은 센터에 머무는 동물들을 치료하고 야생동물의 생태를 연구하는 데 사용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