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할 때 발생하는 폐식용유로 승용차를 끌어당길 정도의 접착제를 만드는 실험이 성공했다. 환기가 필요하고 화재 위험이 있는 석유계 접착제를 대체할 신소재에 시선이 모였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30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석유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친환경 접착제를 소개했다. 요리 후 버려지는 식용유가 주원료인 이 접착제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먼저 소개됐다.

연구팀은 제조 및 유통, 사용 과정에서 자연에 부담이 없고 효과도 강력한 접착제를 고민했다. 석유계와 같은 기름이면서 환경에 악영향이 덜한 식용유에 주목한 연구팀은 지방산을 이용해 차량 한 대를 가볍게 견인하는 강력한 폴리머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폐식용유를 폴리머화해 접착제를 만드는 실험이 성공했다. <사진=pixabay>

나르가주나 마하다스 연구원은 "폴리머란 작은 분자가 사슬처럼 길게 연결된 물질로 접착제의 경우 물건을 단단하게 잇는 끈끈함의 원천"이라며 "요리에 쓰는 식용유와 물건을 붙이는 접착제는 분명 다르지만 분자 수준에서 보면 탄소와 수소가 사슬처럼 길게 이어진 비슷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기름은 이 사슬이 비교적 짧아 액체와 비슷하다. 사슬을 더 길게 이어 붙이자 접착제 용도로 사용 가능한 폴리머를 얻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접착제는 석유로 만들지만 식용유 속 지방산의 탄화수소 사슬은 접착제 용도로 매우 우수하다. 끈처럼 길게 얽혀 강한 끈기를 만들고, 기름과 마찬가지로 물을 퉁겨내 습기에도 강하다.

나르가주나 연구원은 "이 이상적인 구조를 재조립함으로써 석유에 의존하지 않는 고성능 접착제를 만들었다"며 "식용유에서 추출한 지방산과 글리세롤을 한 번 분자 레벨로 분해하고, 거기서부터 사슬을 잇는 축중합을 실시해 폴리에틸렌과 똑같은 성질을 지닌 소재를 합성했다"고 전했다.

폐식용유를 이용한 접착제가 기존 석유계 이상의 성능을 발휘했다. <사진=pixabay>

이어 "분자 사슬을 연결할 때 그 모양을 조정하면 접착력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알아냈다"며 "사슬을 똑바로 연결하면 사슬끼리 빈틈없이 붙어 튼튼한 플라스틱이 되고, 일부러 복잡하게 가지치기하면 가지 부분이 접착면의 아주 작은 요철이나 틈새까지 깊숙이 파고들어 강인한 접착력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실험 결과, 새 접착제는 1t 넘는 차량을 견인할 만큼 성능이 뛰어났다. 스테인리스 판을 이 접착제로 붙여 중형 세단 차량을 견인하는 실험이 성공했다. 중형 세단의 무게가 약 1.6t인데도 접착면은 이를 견뎌냈다. 게다가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는 테스트에서는 약 122㎏의 무게까지 들어 올렸다.

신소재는 글루건처럼 성형도 가능하다. <사진=pixabay>

게다가 이 접착제는 구리와 목재, 골판지 등 다양한 소재에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시판되는 공작용 접착제와 마찬가지로 열로 녹여 사용하는 글루 스틱 형태의 성형도 가능했다. 석유계 제품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면서 환기가 필요 없고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접착제인 셈이다.

나르가주나 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매년 약 140억ℓ의 식용유가 폐기된다. 이렇게 막대한 양의 폐기물을 석유 유래 제품 대신 이용하는 가치는 매우 크다"며 "생물 유래의 쓰레기 자원, 즉 바이오매스로부터 고성능 소재를 만들 가능성이 열렸다"고 자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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