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6년째 현역으로 활동하는 허블우주망원경이 오는 2029년 추락할 가능성에 시선이 모였다. 1990년 발사돼 수많은 천문 이벤트를 관찰한 허블우주망원경의 탄생부터 역사, 비하인드스토리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우주 팽창을 연구한 미국 천문학자 에드윈 파월 허블의 이름을 딴 허블우주망원경은 1990년 4월 24일 발사됐다. X선 관측에 특화된 장비로 지금까지 60억㎞ 이상 비행하며 인류에 수많은 놀라움을 안긴 효자 기체다.
천문학 역사를 새로 쓴 위대한 허블우주망원경은 길이 13.1m, 무게 11t으로 대형 버스만 하다. 높이 약 540㎞의 지구 저궤도를 시속 2만8163㎞로 비행하는 이 장비는 성능과 중요성이 인정을 받으면서 여러 차례 임무 기간이 연장됐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관계자는 “이미 36년째 현역인 허블우주망원경은 130만 회 이상 관측에 나서 미지의 은하나 천체를 잡아냈다”며 “우주의 거리를 재는 잣대가 되는 Ia형 초신성과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세페이드 변광성을 정밀하게 관찰해 우주 팽창 유형을 밝힌 것은 대단한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주의 나이는 100억 년에서 200억 년 사이로 추측될 뿐이었지만, 허블이 나타난 뒤 수수께끼가 여럿 풀리면서 138억 년이라는 정확한 숫자가 도출됐다”며 “우주의 팽창을 가속하는 암흑 에너지의 발견 역시 허블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돌아봤다.
이 망원경은 15년 임무를 마치고 2005년 미국이 운용하던 우주왕복선을 통해 회수될 예정이었다. 다만 막대한 유지비가 들어가는 우주왕복선 프로젝트를 미국이 2011년에 종료하면서 허블우주망원경의 운명도 바뀌고 말았다.
우주왕복선은 허블의 귀환뿐만 아니라 5회에 걸쳐 수리와 유지보수, 장비 업그레이드를 도왔다. 자력으로 궤도를 수정할 추진기가 없는 허블은 지구에 안전하게 귀환할 우주왕복선이 사라지면서 우주에 남겨졌고, 노후화 및 고도 저하가 계속됐다.
허블우주망원경이 언제 최후를 맞을지 학자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NASA JPL 관계자는 “태양 활동이 활발해지는 등 여러 악조건이 겹친다고 가정하면 빠르면 2029년에 떨어질 수 있다”며 “추진계(엔진)가 없는 장비이기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 시에는 구조적 한계를 넘어 공중분해돼 제어불능 상태로 추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1t이나 되는 거구에 사용된 티타늄과 스테인리스강, 세라믹 같은 금속은 하나같이 녹는점이 높다”며 “대기권 돌입 시 고열에서도 다 타버리지는 않고 일부 거대한 부품이 지표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파편이 흩어지는 범위는 350~800㎞나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ASA는 낙하물에 의한 사고 위험을 1만 분의 1 이하로 줄이는 엄격한 기준(NASA-STD-8719.14C)을 가졌지만 허블에 대한 최신 예측에서는 330 분의 1이라는 높은 숫자가 나왔다. 파편이 인구밀집지역에 떨어질 경우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NASA JPL 관계자는 “우주의 아름다움을 가르쳐 준 허블이 마지막에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힐 가능성은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위대한 관측 장비가 비극의 주인공이 되지 않도록 상세한 리스크 분석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NASA는 원래 허블우주망원경의 고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와 협업을 2022년 발표했다.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곤 우주선을 이용, 허블에 추진기를 장착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다만 NASA는 지난해 말 발간한 Technical Reports Server에서 허블우주망원경이 빠르면 2029년, 늦어도 2040년에는 지구 대기권에 돌입해 소멸할 것으로 예상했다. 추락 가능성이 가장 높은 타이밍은 2033년으로 분석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