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헤드 포처(Rockhead poacher)의 머리에 난 구멍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천연 스피커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진동을 내기 위해 신체 구조가 극단적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에 학자들의 관심이 모였다.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 수생생물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해수어인 록헤드 포처의 기상천외한 소통 방법을 소개했다.

학명이 보스라고누스 스와니(Bothragonus swanii)인 록헤드 포처는 미국 알래스카에서 캘리포니아 카멜 만까지 태평양 동부에 서식한다. 수심 최대 20m에 머무는 록헤드 포처는 두개골 꼭대기에 의문의 구멍이 난 기묘한 물고기로 유명하다.

두개와를 가진 록헤드 포처의 머리. 마이크로 CT 스캔 덕에 정밀한 3D 모델 구축이 가능했다. <사진=다니엘 겔도프>

구멍의 역할을 조사한 연구팀은 록헤드 포처가 갈비뼈를 북채와 같이 두개골 안쪽에 넣어 드두리고, 이때 발생하는 진동으로 주변의 동료와 의사소통한다고 결론 내렸다.

조사를 주도한 다니엘 겔도프 연구원은 "록헤드 포처는 심한 파도 등 바다에서 발생하는 소음 속에서 원활한 소통을 위해 상당히 독특한 방법을 떠올린 듯하다"며 "독자적인 뼈 드럼을 사용해 그 진동으로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물고기는 전례가 없다"고 전했다.

성체의 몸길이가 10㎝ 정도로 작은 록헤드 포처는 거칠고 단단한 갑옷 같은 골판을 가졌다. 머리 한가운데에 있는 그릇 모양의 깊은 구멍은 두개와라고 하는데, 학자들은 그간 감각 기관의 일부라고만 생각했다.

두개와를 통과해 머리뼈 바닥을 두드리는 제1 갈비뼈(보라색) <사진=다니엘 겔도프>

연구팀은 1마이크로미터(㎛) 이하 해상도로 내부를 투시하는 초고성능 마이크로 CT 스캐너를 사용해 록헤드 포처의 3D 두개골 모델을 작성했다. 그 결과, 제1 갈비뼈가 비정상적으로 크고 평평한 형태이며, 두개와 바닥의 단단한 뼈와 맞닿은 것을 확인했다. 

다니엘 겔도프 연구원은 "다른 물고기는 갈비뼈가 등뼈에 고정돼 있는데, 록헤드 포처는 첫째 갈비뼈는 근육과 힘줄로 연결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며 "갈비뼈를 움직여 두개골의 구멍을 안쪽에서 두드려 강한 진동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미국 알래스카에서 캘리포니아 카멜 만까지 동부 태평양에 서식하는 록헤드 포처 <사진=루이지애나주립대학교 공식 홈페이지·Mike Kelly>

이어 "이 물고기들이 사는 여울은 거친 파도와 물줄기 소리가 끊이지 않아 생물학자들이 '바다의 뉴욕'이라고 언급할 정도"라며 "부낭이나 이빨을 사용한 일반적인 소통은 소용이 없어 희한한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계는 이번 조사 결과가 해부학적 증거에 근거한 가설 단계지만 상당한 근거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록헤드 포처의 보다 정밀한 조사를 통해 소리를 내는 구조를 명확히 알아낼 예정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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