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도 도구를 사용할 줄 안다는 연구 결과에 학계의 시선이 모였다. 베로니카라는 이름이 붙은 오스트리아 소는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19일 자에 소개되며 스타가 됐다.
베로니카의 소유주는 소가 적극적으로 가축 브러시를 사용한다는 입장이다. 도구의 이용은 침팬지 같은 영장류나 까마귀 같은 일부 조류에 한한다는 게 학계 정설인 관계로 학자들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소유주는 베로니카가 커다란 가축 브러시를 입에 물고 몸 군데군데 긁는 상황을 카메라에 담았다. 해당 영상을 접한 학자들은 세계 최초의 가축소에 의한 유연한 도구 사용의 예로 파악했다. 소가 도구를 사용한 전례가 없는 관계로 인지능력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영상을 보면, 베로니카는 가축 브러시의 손잡이와 브러시 부위, 그러니까 양끝을 몸에 대고 긁었다. 소유주는 베로니카의 이런 행동이 전부터 관찰됐고, 따로 가르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수의사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직접 베로니카를 관찰조사했다. 연구팀은 베로니카에 방향과 배치를 바꿔가며 브러시를 건네고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살폈다. 10회 시행을 1세트로 총 7세트를 진행한 실험에서 베로니카가 가축 브러시를 사용하는 총 76개 패턴을 특정했다.
베로니카는 등처럼 단단한 부위를 긁을 때는 브러시의 딱딱한 쪽을, 민감한 복부에 대해서는 부드러운 부분을 사용하는 등 목적에 따른 도구의 선택과 이용을 보여줬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적절한 그립 변화를 줘 긁는 강도도 조절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과학적으로 동물이 도구를 사용한다고 판정하려면 목적에 맞게 물체의 사용법을 바꾸는 과정이 명확해야 한다”며 “소인 베로니카의 행동은 분명히 도구 사용으로 인정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브러시 부분이 더 무겁기 때문에 반대쪽을 물고 균형을 잡는 것까지 가능한 영장류는 있지만, 소인 베로니카가 도구의 끝을 용도에 맞게 구분해 쓰는 점은 놀랍다”며 “이런 지능만 따지면 분명 침팬지에 필적한다”고 언급했다.
베로니카가 도구를 사용하게 된 요인으로는 사육 환경이 꼽혔다. 젖소나 육우 등 가축 소와 달리 반려소인 베로니카는 초지를 거닐며 자유롭게 자랐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물체와 접할 기회가 많았다. 13살인 베로니카가 오랜 세월 접한 도구가 많은 만큼 학습할 여지가 충분했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학계는 사육하는 소들도 베로니카처럼 방목하고 다양한 사물과 마주한다면 도구 사용 사례가 더 관찰될 가능성을 점쳤다. 이렇게 된다면 소과 동물의 인지능력은 확실히 재평가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