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에 대한 기존 가설을 한참 벗어난 속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발견됐다. 특이하게 X선은 물론 다파장 전파의 빛을 발해 학자들의 관심이 모였다.

일본 국립천문대(NAOJ)는 2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일본 와세다대학교와 토호쿠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스바루망원경으로 잡아낸 약 120억 년 전 초기 우주의 초대질량 블랙홀을 소개했다.

이 블랙홀은 여타의 초기 우주 블랙홀에 비해 훨씬 급속도로 성장했다. 상당히 많은 가스를 삼키며 몸집을 불리고 있음에도 X선은 물론 다파장 전파를 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지금까지 구축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성장 구조에 관한 이론과 다르다. 

강착원반에 둘러싸여 강력한 제트를 뿜어내는 초대질량 블랙홀의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칼텍 공식 홈페이지>

많은 은하의 중심에는 태양의 수백만~수백억 배 질량을 가진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 블랙홀은 물질을 마구 빨아들이며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강한 빛을 발한다. 블랙홀 주위에는 가스가 원반 형태로 모이면서 강착원반이 형성되며, 일부 물질이 고속으로 분출(제트)된다.

블랙홀에서는 가시광선이나 자외선, X선, 전파 등 다양한 종류의 빛이 관측된다. X선은 강착원반, 전파는 제트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러한 무지막지한 천체가 어떻게 성장하며, 모체가 되는 은하의 진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직 수수께끼가 많다.

조사를 주도한 와세다대 오부치 사키코 연구원은 "스바루망원경을 이용해 초기 우주 퀘이사 주위의 가스 운동을 조사하다 약 120억 년 전 탄생한 초대질량 블랙홀을 관측했다"며 "지금까지 파악된 비슷한 질량의 초대질량 블랙홀 중에서 성장 속도가 가장 빨랐다"고 전했다.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과 과거 관측 블랙홀의 질량(가로축)과 퀘이사 광도(블랙홀의 성장률, 세로축) 비교 그래프. 실선은 블랙홀의 성장률(질량강착률)의 이론적 한계(에딩턴 한계)를 나타내며, 점선은 그 한계치의 10배로 가스가 강착된 경우를 보여준다. <사진=일본 국립천문대 공식 홈페이지>

이어 "해당 블랙홀의 퀘이사는 X선과 전파 모두 검출됐다. 급속히 성장하는 블랙홀은 뜨거운 가스 영역이 쉽게 차가워지기 때문에 X선이 약하고 전파로 관측되는 제트도 쉽게 잡아내지 못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학설"이라며 "이 천체는 기존의 블랙홀 이론을 벗어난 특이한 구조를 가졌을지 모른다"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매우 밝은 X선이 관측된 이유로 초대질량 블랙홀의 성장 변화를 의심했다. 전파의 밝기를 들어 이 퀘이사가 은하의 별 형성을 억제할 정도의 강력한 제트를 방출할 가능성도 떠올렸다.

학계는 초기 우주의 은하와 그 중심부 초대질량 블랙홀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며 성장하는지 이해하는 중요한 연구라고 평가했다. 오부치 사키코 연구원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유사 천체가 존재하는지 계속해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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