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선명한 암흑물질(dark matter)의 분포도가 공개됐다. 암흑물질 가설대로 은하와 행성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게 드러나 많은 관심이 모였다.

영국 더럼대학교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등 공동 연구팀은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애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26일 자에도 소개됐다.

암흑물질은 우주를 구성하는 주된 물질의 하나다. 천문학계는 우주의 약 95%가 암흑이며, 이중 암흑에너지(dark energy)와 암흑 물질이 대략 70%와 25%씩 분포한다고 여겨왔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육분의자리 방향 일명 코스모스 필드의 암흑물질 분포도 일부 <사진=MIT·더럼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차세대 심우주 관측 장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얻은 정보를 분석해 암흑물질의 선명한 분포도를 작성했다. 이로써 보이지 않는 중력의 그물 암흑물질이 별이나 은하, 생명의 발판을 마련하는 우주의 설계도가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MIT 존 위버 연구원은 "암흑물질은 빛을 방출하지도 반사하지도 않기에 직접 볼 수 없지만 중력에 의해 우주의 다른 부분과 상호작용한다"며 "우리 조사에서 암흑물질은 우주를 휘감은 암흑에너지와 달리 중력에 의해 보통 물질을 이어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물질이 은하의 붕괴를 막아주고 있었다"며 "우주가 막 시작될 당시 암흑물질은 드문드문 분포했다고 보이며, 스스로 중력에 의해 덩어리를 만들고 물질을 끌어당김으로써 항성이나 은하가 탄생하는 장소를 만든 것"이라고 추측했다.

허블우주망원경(왼쪽)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잡은 암흑물질의 해상도 차이를 보여주는 이미지 <사진=MIT·더럼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최신 데이터를 이용해 우주를 실타래처럼 관통하는 암흑물질의 분포도를 역대 최고 해상도로 작성했다. 관측한 것은 육분의자리 방향에 자리한 일명 코스모스 필드(COSMOS field)다. 인류가 지금껏 관측한 우주의 10만 분의 1(약 0.5평방도) 규모인 이곳에서 은하 약 80만 개가 특정됐다.

은하 대부분은 이번에 처음 발견됐다. 분포도에는 허블우주망원경의 2배, 지상 관측소의 10배나 되는 은하가 포함됐다. 암흑물질의 질량이 공간을 왜곡하고 먼 은하의 빛을 휘게 하면서 보다 상세한 관찰이 가능했다.

존 위버 연구원은 "암흑물질은 유령처럼 물질을 통과하지만 그 중력은 은하의 연결에 필수적"이라며 "주위의 암흑물질이 없다면 은하는 스스로 회전력에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상징하는 황금색 주경 반사판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원은 "우리 분포도는 보이지 않는 구성요소가 어떻게 보이는 물질을 구축하고 최종적으로는 생명이 탄생할 토대를 만드는지 보여줬다"며 "암흑물질의 중력에 의해 은하나 항성의 형성이 앞당겨짐에 따라 생명 탄생에 중요한 원소가 모이는 조건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서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중간 적외선 장치(MIRI)를 사용해 우주 먼지에 가려진 은하를 보다 정확하게 관측했다. 연구팀은 향후 유럽우주국(ESA)의 유클리드 우주망원경과 NASA가 계획 중인 낸시그레이스로만 우주망원경을 활용해 우주 전체의 암흑물질 관측에 도전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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