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을 찾는 이들과 합장하고 고민 상당도 해주는 인공지능(AI) 승려 로봇이 일본에 등장했다. 오래전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사찰도 승려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로봇이 사람 빈자리를 대신하는 상황이다.
일본 교토대학교는 2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인간과 대화하고 불교의 가르침을 전하는 부다로이드(Buddharoid)가 사찰에서 사람들과 교류 중이라고 전했다.
부다로이드는 인간의 다양한 지식은 물론 방대한 불교 경전을 학습했다. 교토대학교 인간사회미래연구소(IFHS) 쿠마가이 세이지(46) 교수 연구팀 및 테라버스(Teraverse), 엑스노바(XNOVA) 등 민간 업체가 공동 개발했다.
불교 경전을 술술 외는 부다로이드는 부처와 로봇을 결합한 휴머노이드를 만들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이족보행이 가능하고 합장 같은 승려의 동작을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이 로봇은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일본에서 인간 승려를 보조하고 심적 안정을 찾으려는 신도들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쿠마가이 세이지 교수는 "부다로이드는 대화형 AI 챗(Chat)GPT가 적용돼 전문적인 문헌을 포함한 방대한 불교 경전을 학습했다"며 "일본에서는 스마트폰이나 PC를 활용한 불교 선문답 프로그램이 개발됐지만 인간과 직접 마주하는 사람 형태의 로봇은 훨씬 큰 안정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동작이 가능한 부다로이드는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의 최신 모델 유니트리(Unitree) G1을 기반으로 만들었다"며 "지금까지 종교 로봇은 정해진 설법을 틀어주는 형식이었지만 부다로이드는 상대 질문에 맞게 내용을 생각해 대화한다"고 덧붙였다.
부다로이드는 교토의 유명한 사찰 쇼렌인(青蓮院)에서 실연까지 거쳤다. 당시 부다로이드는 사람들의 다양한 고민을 경청하고 답을 건넸다. 한 참가자는 "서두르지 말고, 필요한 것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경전을 기반한 조언에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종교에 최신 AI 기술을 도입하는 움직임은 세계적으로 유행이다. 수녀와 천사를 본뜬 로봇이 이미 등장했고, 불교의 경우 관음보살 형태의 로봇이나 독경 로봇 등 개발 사례가 적잖다. 스위스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떠 만든 홀로그램 AI가 수년 전부터 고해성사를 하고, 미국에서는 고민 상담을 해주는 AI 예수가 인기다.
쿠마카이 세이지 교수는 "지금까지 사례는 미리 정한 동작만 수행하거나 화면을 통하는 것이 주류였다"며 "두 발로 걷고 인간에 가까운 전신동작이 가능하면서 눈앞의 상대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불교 AI 로봇은 부다로이드가 최초"라고 강조했다.
교수는 "로봇이 물리적 신체를 갖게 되면 사람이 보다 큰 심리적 안정을 느낀다는 선행연구가 많다"며 "사찰의 유지, 불자의 소통을 담당하는 승려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일본은 전통 종교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운 지경인데, 부다로이드가 전국 사찰에 도입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