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기 후기 초식공룡 트리케라톱스의 거대한 코에는 뇌를 냉각하는 기능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 도쿄대학교 고생물학 연구팀은 2일 낸 조사 보고서에서 트리케라톱스의 코가 열을 내보내고 뇌를 식히는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번 조사 성과는 국제 학술지 The Anatomical Record 2월 호에도 소개됐다.
공룡시대 육상동물 중 가장 큰 머리를 가진 트리케라톱스는 뇌의 과열을 막고 수분을 유지하는 기관을 가졌다고 여겨져 왔다. 다만 두개골 속 코의 내부 연조직은 현대까지 남아있지 않아 정확한 구조를 규명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각룡류 중에서도 머리가 큰 트리케라톱스의 두개골 화석을 컴퓨터 단층촬영(CT)하고 왼쪽 상악골을 중심으로 3차원 모델을 구축했다. 코 내부의 관과 공동까지 재현한 연구팀은 현생종 파충류의 그것과 비교해가며 트리케라톱스 코 안쪽 신경 패턴을 추정했다.
도쿄대 타다 세이시로 연구원은 “코를 통과하는 독자적인 신경과 혈관의 경로를 파악했는데, 다른 파충류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배선이 드러났다”며 “일반적으로 파충류는 신경과 혈관이 턱을 지나 코끝까지 닿지만, 트리케라톱스는 턱의 통로가 막혀 신경과 혈관은 독자적인 경로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사에서 트리케라톱스의 코에 비갑개라는 구조가 존재할 가능성도 떠올랐다”며 “코 내부의 얇은 주름 같은 기관으로, 들이마신 공기와 혈액 사이에서 열을 주고받아 뇌 온도를 적절히 유지하거나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필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트리케라톱스에 이 구조가 있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공룡의 자손인 새의 코에 있는 주름과 매우 닮은 돌출부를 확인했다. 또한, 트리케라톱스와 가까운 공룡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특징이 여러 개 발견됐다. 종합적으로, 트리케라톱스는 거대한 머리에 갇힌 열을 빼내기 위해 새나 인간과 같은 냉각 시스템을 가졌다고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지금으로부터 약 6800만 년 전부터 66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에 생존한 트리케라톱스는 북아메리카대륙이 주요 서식지다. 몸길이 약 9m, 체중은 10t 정도로 여겨졌다. 머리에 거대한 뿔 3개가 돋았고, 후두부에서 방패처럼 펼쳐진 프릴이라는 골판을 가졌다.
학계는 이번 연구가 각룡류의 머리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트리케라톱스의 특징인 프릴 등 머리의 다른 부분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정밀 조사할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