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식사 이후 사정없이 쏟아지는 졸음. 많은 이들이 커피 대신 낮잠을 선택하지만, 막상 ‘몇 분 자야 가장 효과적일까?’ 명확한 답을 아는 이는 드물다. 춘곤증이 심한 봄철이면 으레 나오는 낮잠의 적정 시간 논란은 사실 많은 학자들이 연구해 온 주제다.
■10분? 30분?...최적의 파워 냅(power nap) 시간은
파워 냅은 짧고 굵게 자 피로를 몰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파워 냅의 효과 자체는 오래전 입증됐는데, 얼마나 자야 하는지 여러 연구기관과 학자들이 실험을 거듭해 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황에 따라 ‘최적의 낮잠 시간’은 다를 수 있지만, 3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995년 우주비행사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26분간 낮잠이 생산성을 극대화한다고 확인했다. NASA는 우주비행사들에게 40분간 낮잠 기회를 제공하고, 평균 실제 수면 시간을 재 파워 냅의 적정 시간을 알아냈다. 이 오래된 연구는 수면과학자 사이에서 꽤 유명하다.
실험에서 우주비행사들은 평균 약 26분간 낮잠에 빠졌는데, 집중력은 54%, 업무 수행 능력은 34% 향상됐다. NASA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약 26분 전후의 낮잠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이를 NASA 냅(NASA nap)이라고 명명했다.
해당 실험을 통해 학자들은 깊지는 않지만 짧은 수면이 즉각적인 각성 효과를 주는 점에 주목했다. NASA 냅을 기반으로 한 이후 연구에서도 낮잠은 10~20분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다른 연구에서도 입증된 낮잠의 적정 시간
이후 학자들은 NASA가 도출한 낮잠 시간이 정말 이상적인지 실험했다. 실로 다양한 주체가 NASA 냅의 영향을 조사했는데, 다수의 수면의학 연구나 메타분석 결과들이 적절한 낮잠 시간으로 10~20분을 가리켰다.
학자들은 이 정도 낮잠이 집중력, 반응속도 향상에 유리하고, 몸에도 무리가 없다고 본다. 기상 후에 멍한 기분이 거의 없고, 피로도 어느 정도 회복된다는 설문 조사도 있다. 과학적으로 봐도, 이 시간대에는 뇌가 깊은 수면에 들어가기 전 단계에서 깨어난다.
■30분 이상 이어지는 낮잠은 해롭다
미국과 호주 수면과학자들이 2016년 AASM 저널에 낸 연구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이들은 여러 실험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낮잠 시간 30분이 인체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건강한 피실험자들을 각각 A, B 그룹으로 나누고 10분과 30분씩 낮잠을 자게 한 연구팀은 A 그룹에서 피로 감소, 각성 유지가 확인된 반면, B 그룹에서는 기상 직후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수면 관성을 파악했다. 수면 관성은 깊은 수면이 끝나도 뇌가 덜 깨어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일본 연구팀은 2023년 논문에서 낮에 길게 잘 거라면 아예 90분을 채우라고 조언했다. 국제 학술지 Nature Scientific Reports에 실린 해당 조사에서 연구팀은 30분과 90분, 120분간 낮잠을 잔 피실험자들의 상태를 면밀히 살폈다.
그 결과 90분 낮잠을 자면 수면 사이클도 완성되고 안정적인 각성도 가능했다. 30~60분 낮잠의 경우 몸의 기능 회복 지연이 관찰됐다. 90분은 인간의 수면 1주기(REM 포함)와도 거의 일치해 오히려 무리가 없었다.
결론적으로 쏟아지는 졸음을 견디기 어렵다면, 30분을 덜 채워 짧게 자거나 아예 한 사이클을 채워 자는 것이 좋다. 10~20분 낮잠은 집중력, 피로 해소에 최적이고, 시간 여유가 있다면 90분을 자 창의성과 기억력을 회복할 수 있다. 30~60분 낮잠은 수면 관성을 불러와 오히려 피곤을 야기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