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곤충이 거대했던 이유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논쟁거리였다. 약 3억 년 전 석탄기에는 날개 너비가 70㎝ 넘는 괴물 잠자리류 메가네우라가 출현했는데, 어마어마한 몸집을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가설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완벽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먼 옛날 곤충의 거대화를 설명하는 가장 흔하고 유력한 가설은 대기 중의 높은 산소 농도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 존 해리슨 교수 연구팀은 2010년 대기 중 산소 수준과 곤충 몸집의 진화(Atmospheric oxygen level and the evolution of insect body size) 보고서를 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곤충이 호흡할 때 쓰는 기관계에 주목했다. 곤충은 폐가 아니라 기관계를 통해 몸에 산소를 받아들인다. 농도가 높은 산소일수록 체내 확산 효율이 올라간다. 지질학적 모델링을 실시한 연구팀은 석탄기~페름기 대기의 산소 농도가 현재보다 훨씬 높아 곤충의 몸집을 키웠다고 봤다. 현생종 곤충을 이용한 실험에서도 저농도 산소 환경에서는 개체의 몸이 작아지는 경향, 고농도 산소 환경에서 몸집이 커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학교 윌코 버벅 교수 연구팀은 2011년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조사 보고서를 내고 존 해리슨 교수 연구팀의 분석을 보강했다. 이들의 연구는 단순히 고대 곤충이 공기 중의 산소가 많아서 커졌다가 아니라, 산소가 너무 많아져 커질 필요가 있었다고 구체화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고대 곤충의 유충이다. 유충은 피부를 통해 산소를 수동적으로 흡수한다. 산소가 과다해 독성의 위험이 증가하자, 유충은 몸을 비대하게 만들었다는 게 연구팀 생각이다. 몸이 클수록 표면적 대비 부피가 커져 산소 흡수율이 떨어진다. 즉, 연구팀은 과도한 산소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곤충이 몸집을 키웠다고 봤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즈 캠퍼스 고생물학자 매튜 클래펌 교수는 2012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낸 조사 보고서 곤충 크기의 진화 역사에 대한 환경 및 생물적 조절(Environmental and biotic controls on the evolutionary history of insect body size)에서 앞선 산소 가설은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통계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역설했다.
무려 1만 점 넘는 고대 곤충의 날개 화석을 분석한 연구팀은 몸집이 큰 곤충들은 대략 1억5000만 년 동안 대기의 산소 농도와 강한 상관관계를 갖는다고 결론 내렸다.
산소만으로는 고대 곤충의 거대화가 설명이 안 된다는 학자도 있다. 산소량과 곤충 몸집 사이의 관련성이 중생대 이후 희미해진다는 지적이다. 산소보다는 조류의 등장과 같은 생태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새라는 천적이 등장하자 기동성이 떨어지는 큰 곤충의 생존이 불리해지며 큰 몸집이 진화의 선택지에서 배제됐다는 이야기다.
독일 프라운호퍼연구협회 베르너 크라우스 박사 연구팀은 이달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낸 조사 보고서 대기 중 산소량은 곤충의 몸집에 결정적이지 않았다(Atmospheric Oxygen Not Decisive for the Body Size of Insects)에서 산소가 고대 곤충의 거대화에 준 영향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곤충이 비행할 때 쓰는 근육의 산소 공급 구조를 다양한 종에 걸쳐 분석한 연구팀은 대기의 산소 농도가 크기를 직접 제한하지 않을 가능성을 떠올렸다. 연구팀은 대기의 산소가 많아 곤충이 거대해졌다는 30년도 넘은 가설은 완전한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연구들을 종합하면, 고대 곤충의 거대화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많은 학자의 지지를 받은 산소는 물론, 산소 독성을 피하기 위한 유충의 생리적 적응, 새의 등장 이후 대형 곤충의 멸종 등 여러 요인을 결합해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