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들의 일품 향신료로 사랑받는 사프란은 인류가 3000년 넘게 재배해 왔는데도 가격이 비싸기로 유명하다. 사프란 자체는 비싸지 않아 대체 이 향신료가 왜 비싸게 거래되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사프란은 붓꽃과에 속하는 식물 사프란 크로커스의 붉은 암술머리(주두)를 말린 향신료다. 특유의 향과 색, 풍미 덕분에 수천 년 동안 고급 요리와 약재, 염료에 들어갔다. 막 재배해 보급되던 3000년 전에도 비쌌고, 현재도 세계에서 가장 고가의 향신료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프란이 비싼 가장 큰 이유는 극히 적은 생산량이다. 꽃 한 송이에서 극소량만 얻을 수 있는 데다가 식물 자체가 씨앗을 만들지 못하는 생물학적 특성을 가져 오늘날까지도 사프란의 가치는 대단히 높게 유지됐다.

생산량이 적고 수작업이 대부분이며 스스로 생식하지 못해 가격이 비싼 사프란 <사진=pixabay>

꽃 한 송이에서 얻는 사프란은 붉은 암술머리 단 3가닥뿐이다. 이를 모두 손으로 채취해야 하기에 인건비가 많이 들어간다. 꽃이 피는 기간도 1~2주 정도로 매우 짧다. 업계에서는 말린 사프란 1㎏을 생산하려면 약 15만 송이의 꽃이 필요하고, 수백 시간에 이르는 수작업이 뒤따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게다가 사프란은 자연적으로 씨앗을 만들지 못하는 식물이다. 사프란은 염색체가 세 벌인 삼배체 식물로 생식 능력이 없다. 일반적인 식물처럼 씨앗을 퍼뜨려 번식할 수 없어, 사람은 땅속의 구근을 나눠 심는 방식으로만 사프란 재배를 이어 왔다.

일련의 이유로 현재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사프란은 오랜 세월 사람의 손을 거쳐 증식된 동일한 유전적 계통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사프란의 명맥은 인류가 수천 년 동안 하나의 식물을 복제하는 방식으로 이어왔다. 이러한 특성은 사프란의 생산량을 확대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가격도 치솟게 했다.

사프란은 고급 음식의 풍미를 더하는 향신료로 각광을 받아왔다. <사진=pixabay>

사프란이 인류의 향신료로 선택된 지 3000년이 흘렀지만, 이 식물의 수확은 지금도 대부분 사람 손으로 이뤄진다. 꽃이 시들기 전에 암술머리만 하나씩 분리해야 한다. 기계화가 쉽지 않은 데다 재배와 수확 시기가 제한적이어서 생산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사프란은 음식뿐 아니라 화장품과 건강식품, 천연 색소 원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공급량은 극소량인데 찾는 곳은 많다 보니 부르는 것이 값이다. 괜히 ‘황금보다 비싼 향신료’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아직 품종개량이나 양산 방법을 찾지 못한 사프란은 단순히 희귀한 향신료가 아니라 인간과 식물이 수천 년 동안 함께 만들어 온 독특한 농업의 산물이다. 씨앗조차 만들지 못하는 식물이 인류의 손을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사프란은 생물학과 농업, 인류 문명이 함께 빚어낸 특별한 작물로 평가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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