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왕성의 위성 네레이드는 트리톤 납입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천체일지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트리톤은 약 40억 년 전 카이퍼 벨트에서 해왕성에 이끌려 들어와 수많은 위성을 파괴했다고 여겨져 왔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 연구팀은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관측 보고서를 내놨다. 이번 성과는 이달 20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를 통해 먼저 소개됐다.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네레이드 관측 정보들을 토대로 거의 정설로 통했던 ‘외부에서 온 천체’ 가설을 깰 증거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네레이드가 태양계 끝에서 해왕성에 침입한 거대한 위성 트리톤에 의해 거의 전멸한 위성군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태양계 행성 중에서 카이퍼 벨트와 가장 가까운 해왕성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해왕성은 태양계 행성 중 주성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얼음행성이다. 너무 멀어 지금까지 해왕성에 접근한 탐사선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보이저 2호뿐이다. 1989년 보이저 2호가 해왕성을 탐사한 이래, 40년 가까이 어떤 장비도 이 천체에 접근하지 않았다.

천문학자들은 해왕성 주변에서 위성 16개를 파악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신비로운 존재가 네레이드다. 행성과학의 아버지 제러드 카이퍼가 1949년 발견한 네레이드는 지름 약 350㎞의 작은 천체로 그리스 신화 속 바다의 정령 네레이데스를 따 명명했다.

칼텍 행성학자 매튜 벨야코프 박사는 “네레이드의 궤도는 태양계의 모든 위성 중에서 가장 왜곡된 형태를 띤다”며 “해왕성에 가장 가까워질 때 거리는 약 140만㎞, 가장 멀어질 때는 약 960만㎞로, 무려 7배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보이저 2호가 1989년 촬영한 해왕성 위성 네레이드. 이후 약 40년간 이 천체에 근접한 관측 장비는 없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네레이드만큼이나 이질적인 해왕성 위성이 트리톤이다. 지름 약 2700㎞로 지구의 달과 크기가 맞먹는 트리톤은 해왕성의 자전과 반대 방향으로 공전한다. 태양계의 대형 위성 중에서 행성의 자전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트리톤이 유일하다.

매튜 벨야코프 박사는 “사실 트리톤은 원래 해왕성의 위성이 아니다. 해왕성의 궤도 바깥쪽에는 얼음과 암석으로 이뤄진 무수한 소천체 밀집 지역 카이퍼 벨트가 자리한다”며 “트리톤은 원래 이곳 천체로, 약 40억 년 전 태양계가 아직 젊을 때 어떤 계기로 해왕성의 중력권에 끌려 그대로 포획됐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에서 온 거대한 천체가 해왕성 궤도에 들어가면서, 그동안 해왕성 주위를 평온하게 돌던 원래 위성들은 궤도가 심하게 흔들렸다”며 “위성들은 서로 충돌하거나 해왕성으로 낙하해 차례차례 소멸했다. 이번 연구는 오직 네레이드가 이 난리통에 살아남은 유일한 해왕성 위성임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해왕성 위성 네레이드를 근접 관측한 유일한 장비 보이저 2호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그간 학자들은 네레이드도 트리톤과 마찬가지로 카이퍼 벨트에서 날아와 해왕성의 중력에 잡힌 천체로 여겼다. 크게 왜곡된 궤도가 그 증거로 꼽혔다. 다만 칼텍 연구팀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통해 네레이드를 관측한 결과, 카이퍼 벨트에서 온 천체가 아니라 원래 해왕성 주변에서 태어난 위성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적외선으로 우주를 관측하는 장비로, 천체 표면의 조성이나 온도를 정밀하게 조사할 수 있다. 네레이드 관측 시간은 단 10분40초였지만, 그 짧은 시간에 이 천체의 정체를 해명할 중요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매튜 벨야코프 박사는 “네레이드의 표면에는 수분이 풍부하며, 카이퍼 벨트의 천체와 비교해 명백히 밝았다”며 “더욱이 네레이드의 전체적인 특징은 카이퍼 벨트 천체보다 천왕성 주위를 도는 위성에 가까웠다. 특히 해왕성 내부에서 태어난 위성의 특징을 여럿 가졌다”고 언급했다.

약 40억 년 전 카이퍼 벨트로부터 해왕성에 끌려와 기존 위성들을 파괴한 것으로 생각되는 트리톤. 현재는 해왕성의 제 1 위성이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박사는 “트리톤이 해왕성 위성계에 진입하는 상황을 반복해서 시뮬레이션한 결과, 약 20% 확률로 한 개 이상 위성이 튕겨 나가면서도 불규칙한 궤도상에 살아남았다”며 “트리톤이 야기한 대혼란에도 해왕성 위성으로 남은 천체는 아마도 네레이드일 것”이라고 역설했다.

학계는 토성의 위성이 292개 이상 확인된 반면, 해왕성은 겨우 16개에 불과한 것은 이 엄청난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추가 관측을 통해 네레이드 이외 위성들의 진화 과정도 살펴볼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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