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모기의 질병 매개를 줄이기 위해 세균에 감염된 수컷 약 6400만 마리를 야생에 방사한다. 이이제이와 같은 맥락으로, 모기로 모기를 잡는 기상천외한 프로젝트에 관심이 모였다.
구글은 4일 공식 채널을 통해 세균에 감염된 모기 약 6400만 마리를 미국 야생에 방사하는 디버그(Debug)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정식 신고돼 현재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구글은 다양한 질병을 매개하는 모기를 환경 부담이 적은 방법으로 줄이기 위해 디버그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모기 암컷은 번식기가 되면 인간 등 동물의 피를 빨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감염증을 매개한다. 열대 지역에서는 말라리아, 지카열, 뎅기열과 같은 질병을 확산하고 미국 남부에서는 웨스트나일열과 세인트루이스 뇌염 등을 전파한다.
지난 10년간 추진된 디버그 프로젝트는 볼바키아 세균을 일부러 주입한 수컷 모기를 방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볼바키아에 감염된 수컷과 미감염 암컷이 교미하면 알을 낳지 못하기 때문에 점차 모기의 수를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디버그 프로젝트에 참여한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에릭 카라가타 부교수는 “이 기술은 2011년경부터 모기 개체 수를 억제하기 위해 적극 연구돼 왔다”며 “살충제를 사용한 모기 퇴치는 환경에 해로운 물질을 만들고, 꽃가루 매개 곤충 등 인간에 유익한 생물이나 생태계에 중요한 동물까지 죽이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볼바키아를 이용한 전략은 환경에 새로운 부담을 주지 않는다”며 “중요한 점은 볼바키아가 이미 곤충 종에 널리 분포하며, 유전자 조작된 생물이 아니라 자연계에 존재하는 세균 공생체라 안전하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EPA는 5일 공청 기간이 끝나면 조만간 디버그 프로젝트를 정식 허가할지 결정해 발표한다. 허가가 내려지면 디버그 팀은 앞으로 2년간 캘리포니아주에 최대 3200만 마리, 플로리다주에 최대 3200만 마리의 수컷 모기를 방출한다.
위험한 감염병을 옮기는 모기를 줄이려는 노력은 다양한 방법으로 추진돼 왔다. 일본 이화학연구소는 모기가 흡혈 활동 시 스스로 배가 부르다고 생각될 때 내리는 정지 신호를 2024년 특정했다. 이화학연구소는 이 신호를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다면 모기가 피를 더는 빨지 않도록 임의 조정할 수 있다고 봤다.
디버그 프로그램과 같이 뎅기열 매개를 막기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모기 생산공장이 지난해 가을 브라질에 문을 열었다. 모기를 연구하고 매개 질병을 예방하는 비영리 단체 세계모기프로그램(World Mosquito Program, WMP)은 브라질 상파울루주 도시 캄피나스에 연간 약 1억9000만 마리의 수컷 모기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웠다고 2025년 10월 발표했다.
과학계가 모기 퇴치에 앞장서는 것은 이 곤충이 흡혈 활동을 위해 동원하는 기능이 상상을 초월할 만큼 고도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 연구팀은 2024년 9월 발표한 관찰조사 보고서에서 모기는 피를 빨 대상을 찾기 위해 사람의 체온에서 비롯되는 열 적외선까지 감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