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억1500만 년 전 고생대 데본기에 몸길이 최대 1m의 거대 전갈이 존재한 사실이 밝혀졌다. 현생종 전갈은 아무리 길어도 30㎝를 넘지 않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모였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와 런던자연사박물관(NHML) 공동 연구팀은 이달 발간된 고생물학술지 Palaeontology를 통해 몸길이 1m의 고대 전갈 프라이아르크투루스 기가스(Praearcturus gigas)를 소개했다.

고대 전갈 프라이아르크투루스 기가스의 상상도 <사진=NHML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그레이트브리튼 섬에서 발굴돼 150년 넘게 보존된 화석을 최신 기술로 재조사, 거대 전갈의 존재를 알아냈다. 현생종 전갈은 몸길이가 최대 약 25 ㎝인데, 프라이아르크투루스 기가스는 그보다 4배나 크다.

특히 연구팀은 이 전갈의 좌우 집게 길이가 16㎝ 이상인 점에 주목했다. NHML 리처드 하워드 연구원은 "데본기 지금의 영국 지역에 서식한 프라이아르크투루스 기가스는 생태계를 지배한 대형 포식자"라며 "튼튼하고 큰 집게로 먹이를 잡았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150년 동안 박물관에 보관됐던 고대 전갈 프라이아르크투루스 기가스의 화석 일부 <사진=NHML 공식 홈페이지>

프라이아르크투루스 기가스가 1m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천적의 부재가 꼽혔다. 일부 학자는 고생대 거대한 곤충이 출현한 이유로 대기 중 산소 농축을 들지만, 지난 3월 호주 연구팀은 이 가설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입증했다. 게다가 프라이아르크투루스 기가스가 서식한 때는 대기 중 산소가 농축된 석탄기보다 1억 년 이상 앞선 데본기다.

리처드 하워드 연구원은 "당시 육지에는 다른 대형 포식자가 거의 없었다. 경쟁자가 없는 세계에서는 몸을 크게 불려도 불리하지 않다"며 "오히려 큰 개체가 먹이를 쉽게 잡고 주변을 장악하기 좋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프라이아르크투루스 기가스가 전갈임을 알게 해 준 보존 상태가 좋은 화석 표본 <사진=NHML 공식 홈페이지>

화석은 이 전갈이 물가에서 살았다는 단서도 품고 있었다. 일부 표본의 배 부분에 지느러미와 같은 구조가 확인됐는데, 연구팀은 물과 육지를 오간 것으로 추측했다. 담수 환경은 화석이 남기 쉬우므로, 초기 전갈의 일부가 담수에서 살았던 증거일지도 모른다고 연구팀은 봤다.

리처드 하워드 연구원은 "당시 육지와 바다의 경계는 지금보다 훨씬 흐릿했다. 이 전갈은 한 번 육지에 올라온 조상이 다시 물로 돌아온 계통 중 하나인 듯하다"며 "현생종 전갈과는 많은 점이 다른 고생물을 보다 면밀히 조사하면 데본기 지구 생태계의 비밀이 여럿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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