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억4500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삼첩기) 바다를 누빈 목이 긴 해양 파충류 화석에서 간과 위, 장은 물론 마지막 식사 흔적까지 거의 온전하게 확인됐다. 학계는 지금까지 보고된 사례 가운데 가장 오래된 파충류 소화기관 화석으로 평가했다.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고인류학연구소(IVPP)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중국 윈난성 뤄핑에서 출토된 해양 파충류 아우스트로나가 미누타(Austronaga minuta)의 화석에서 장기와 먹이 흔적을 확인했다고 지난달 31일 전했다.

아우스트로나가 미누타는 몸길이 약 60㎝의 소형 해양 파충류다. 몸에 비해 매우 긴 목과 꼬리를 가진 이 동물은 공룡이나 악어, 새가 속하는 주룡류의 직접적인 조상은 아니지만, 이들과 가까운 주룡형류에 속하는 초기 해양 파충류다.

아우스트로나가 미누타의 모식표본 골격 <사진=IVPP>

이번에 분석된 화석은 골격뿐 아니라 갈비뼈 사이의 검은색 조직까지 거의 손상되지 않은 상태였다. 자외선 촬영과 질량분석을 이용해 조직을 조사한 결과, 간과 위, 소장, 대장 등 소화기관이 생전의 위치 그대로 보존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간으로 추정되는 조직은 2억4500만 년이 지난 지금도 붉은빛을 띠고 있었고,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흔적도 검출됐다.

중국과학원 왕웨이 연구원은 "현재까지 알려진 것 가운데 파충류의 거의 완전한 소화기관이 보존된 가장 오래된 화석"이라며 "연부조직 보존 연구에서도 매우 드문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화석에는 이 동물이 죽기 직전 먹은 먹이도 남아 있었다"며 "장의 뒤쪽에 자리한 작은 물고기 비늘은 아우스트로나가 미누타가 연안에서 작은 물고기를 사냥했음을 알게 해줬다"고 말했다.

아우스트로나가 미누타의 상상도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내부 장기의 구조는 흥미로운 단서를 제공했다. 오늘날 새와 악어는 음식을 부드럽게 만드는 위와 잘게 부수는 근육질 모래주머니 등 소화기관을 두 개 가졌지만 아우스트로나가 미누타는 위장이 하나다. 연구팀은 물속에서 물고기를 통째로 삼켜 소화하는 생활 방식에 복잡한 소화기관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추측했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주룡형류가 공룡이 등장하기 전부터 바다 생활에 잘 적응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주룡형류는 육상에서 크게 번성한 반면 해양 적응은 제한적이었다는 견해가 우세했다. 아우스트로나가 미누타는 긴 목과 지느러미 같은 앞다리, 단순하면서도 효율적인 소화기관을 통해 고생대의 옛 지중해 테티스해를 누볐다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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