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의 먼 조상은 오랫동안 알을 낳았던 것으로 여겨졌다. 다만 약 2억3600만 년 전 살았던 키노돈트류의 뼈에서 태생을 시사하는 흔적이 발견되면서, 포유류 계통의 출산 방식이 생각보다 훨씬 일찍 바뀌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고생물학 연구팀은 후기 트라이아스기 키노돈트류 치니쿠오돈 테오토니쿠스(Chiniquodon theotonicus)​의 뼈 조직을 분석한 결과를 이달 13일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Mammal Science에 공개했다.

치니쿠오돈은 포유류가 나온 계통과 가까운 비포유류 키노돈트다. 연구팀은 아르헨티나 북서부 차냐레스 지층에서 발굴된 성체 한 개체의 대퇴골과 척골을 얇게 절단해 내부 조직을 살폈다. 이 표본은 두개골 길이가 약 160㎜로, 같은 종 가운데서도 큰 편이다.

포유류의 먼 조상은 난생이 아닐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레안드로 카를로스 가에타노 박사는 “뼈 안쪽에 배아 시기에 만들어진 조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며 “더 바깥쪽 조직과 경계에서는 뼈 성장 양상이 갑자기 바뀌는 흔적이 확인됐다. 이는 출생 직후 성장 속도가 변하면서 생기는 성장선​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선은 단순한 성장 흔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그 위치를 이용하면 출생 당시 뼈의 굵기를 추정할 수 있고, 이를 성체 뼈와 비교하면 태어났을 때 몸집이 어느 정도였는지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분석 결과 치니쿠오돈은 태어날 당시 약 1.68㎏, 죽었을 때 약 11.99㎏​으로 추정됐다. 출생 당시 몸무게가 성체 체중의 14.04%에 달한 셈이다. 이 비율은 알에서 부화하는 동물들과 크게 다르다. 현생 포유류 1869종, 비조류 파충류 2619종, 조류 782종의 출생 또는 부화 체중과 성체 체중을 비교한 결과, 치니쿠오돈의 그것은 현생 태반류의 범위에 가장 가까웠다. 통계 분석에서도 높은 확률로 태반류와 유사한 생식 전략을 가진 쪽으로 분류됐다.

약 2억3600만 년 전 치니쿠오돈 테오토니쿠스의 척골과 대퇴골 단면. 배아기 뼈 조직과 출생 후 형성된 조직 사이의 급격한 변화가 출생 시점을 나타내는 성장선으로 해석됐다. <사진=레안드로 카를로스 가에타노>

연구팀은 이 결과를 두고 치니쿠오돈이 태반류였다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계통적으로는 훨씬 오래된 키노돈트지만, 새끼를 비교적 크게 키운 뒤 몸 밖으로 내보내는 방식이 오늘날 태반류와 비슷했다고 봤다. 다만 비수류 키노돈트는 모두 알을 낳았을 것이라는 기존 가설은 분명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레안드로 카를로스 가에타노 박사는 “지금까지 태생은 유대류와 태반류를 포함하는 수류의 공통조상 부근에서 등장했다고 생각됐다”며 “이번 결과가 맞는다면 태생의 확인 시점은 약 9000만 년에서 9500만 년이나 앞당겨진다”고 전했다.

현재 포유류 가운데 가장 먼저 갈라진 단공류 오리너구리와 가시두더지는 여전히 알을 낳는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포유류의 조상 역시 알을 낳았고, 이후 유대류와 태반류 계통에서 태생이 등장했다는 시각이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2억3600만 년 전 치니쿠오돈이 이미 태생이었다면 진화사는 두 갈래로 갈릴 수 있다.

확대한 치니쿠오돈의 성장선 <사진=레안드로 카를로스 가에타노>

첫 번째는 치니쿠오돈이 독립적으로 태생으로 진화했고, 훗날 수류에서도 별도로 태생이 다시 등장했다는 시나리오다. 두 번째는 치니쿠오돈과 포유류의 공통 계통에서 이미 태생이 등장했고, 이후 단공류가 다시 알을 낳는 방식으로 되돌아갔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어느 쪽도 현재 증거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학계는 이번 실험이 치니쿠오돈 한 개체를 조사했고, 체중 추정에는 현생 식육류를 바탕으로 만든 계산식을 사용하는 등 보완점이 있지만 단순히 태생의 기원을 앞당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포유류의 번식 방식이 ‘알에서 태생으로’ 한 방향으로만 진화했다는 익숙한 그림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했기 때문이다. 

레안드로 카를로스 가에타노 박사는 “만약 후속 화석에서도 같은 흔적이 확인된다면, 오리너구리가 알을 낳는 이유를 보는 시선도 달라질 수 있다”며 “포유류가 태생을 뒤늦게 얻은 것이 아니라, 먼 조상이 이미 새끼를 낳았고 일부 계통이 다시 알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khstar@spu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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