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끝나도 이어지는 루크·플로라의 사랑
현실연애에 반발하는 팬심, 심리학으로 풀면

[편집자주]로맨스 드라마에 열광하는 팬들이 주인공의 현실 연애까지 관심을 쏟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드라마 '조춘청랑'의 손천·정백연을 둘러싼 CP 팬덤 논란은 가상의 사랑이 현실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팬들의 애정은 때로 집착으로 변하고, 제작사와 플랫폼은 이런 열기를 마케팅과 수익으로 연결합니다. 중국을 넘어 세계 각국에서 나타나는 CP 팬덤의 명암을 들여다봅니다.

①'조춘청랑' 팬들, 왜 손천·정백연에 집착할까
②루크·플로라의 사랑, 현실에서도 돈이 된다
③중국만?...한국·일본·서구도 빠진 CP의 마력

중드 '조춘청랑'의 인기를 견인한 배우 손천(왼쪽)과 정백연. 극중 플로라, 루크의 연애에 과몰입한 일부 CP 팬들의 행동이 최근 논란이 됐다. <사진=유쿠>

중국 드라마 '조춘청랑(早春晴朗)'은 끝났지만 극중 연인 루크와 플로라의 사랑은 일부 팬들에게 현재진행형이다. 남자 주인공의 현실 연애에 반발하고, 드라마 유료 상품의 환불까지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가상의 커플을 응원하는 팬심은 어쩌다 현실의 연애까지 간섭하게 됐을까.

최근 중국에서는 징보란(정백연, 37)과 실제 연인인 모델 리우웬(류원, 38)의 가수 리룽하오(이영호, 41) 콘서트 동행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노래하던 이영호가 정백연의 극'조춘청랑' 속 이름 루크를 언급하며 류원을 소개하자 일부 팬들이 반발한 것이다.

팬들은 루크의 연인은 오직 플로라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일부는 드라마 플랫폼 유쿠가 판매한 18위안(약 3600원)짜리 종영 패키지의 환불까지 요구했다.

정백연의 현실 연인 류원. 모델로 활동하는 그는 최근 정백연과 콘서트를 관람했다가 '조춘청랑' CP 팬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사진=류원 인스타그램>

CP는 커플(Couple)의 약자로, 드라마 속 인물이나 실제 유명인을 연인 관계로 묶어 응원하는 팬덤 문화를 일컫는다. '조춘청랑'에서 정백연과 쑨첸(손천, 29)이 각각 연기한 롼녠(루크)과 상즈타오(플로라)는 직장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가는 연인이다. 일부 팬들에게 두 사람은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응원해야 할 커플로 남았다.

이런 심리를 설명하는 연구는 의외로 많다. 2023년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사이콜로지에 발표된 중국 CP 팬덤 연구는 팬 31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연구팀은 팬들이 극중 커플에 이상적인 사랑을 투영하고, 두 사람의 관계를 지켜보며 정서적 만족감을 얻는다고 분석했다. 팬들 사이의 교류와 반복적인 콘텐츠 소비가 몰입을 강화하며, 기대했던 관계가 흔들릴 때는 실망과 갈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춘청랑' CP 팬들의 과몰입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는 현상이다. <사진=유쿠>

'조춘청랑' 논란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드라마 속 커플의 사랑에 빠진 일부 팬들은 정백연이 실제 연인 류원과 콘서트를 찾은 사실에 크게 실망하고 반발했다.

물론 모든 CP 팬이 배우의 사생활에 간섭하는 것은 아니다. 팬덤 활동은 즐거움과 소속감을 주기도 한다. 문제는 극중 관계에 대한 기대를 배우의 실제 삶에까지 적용할 때 발생한다.

루크와 플로라의 사랑을 응원하는 것과 정백연·손천의 현실을 통제하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팬들의 몰입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조춘청랑' 논란은 그 경계를 묻고 있다. ②편에서 계속

김한별 기자 khstar@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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