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포획된 거대한 악어 뱃속에서 기원전 6000년경 사용된 유물이 발견됐다. 학계는 악어의 이동경로를 파악하면 추가 유물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시시피 주정부로부터 악어 포획 자격을 얻은 남성 존 해밀턴은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달 잡은 악어 뱃속에서 기원전 6000년과 1700년경 사용된 유물이 나왔다고 밝혔다.

존 해밀턴은 “몸길이 4.1m, 몸무게 340㎏의 거대한 미시시피악어를 얼마 전 포획했다”며 “악어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위장에 든 돌조각을 발견하고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미시시피대학교 고고학자들은 정교하게 제작된 검정색 돌은 일종의 무게추로 사용 연대는 기원전 1700년경으로 추측했다. 제법 날이 선 호박색 돌덩이는 기원전 6000년경 물건으로, 창이나 화살 끝에 고정해 사냥이나 전투에 사용한 것으로 학자들은 분석했다.

미시시피주 이글호에서 포획된 대형 악어 <사진=존 해밀턴·Red Antler Processing 공식 페이스북>

이 대학 관계자는 “호박색 돌덩이는 아틀래틀(atlatl)이라는 고대 투창기의 부속물로 여겨진다”며 “아틀래틀은 작은 창을 던지는 일종의 투창기로 중앙아메리카 일대, 특히 멕시코 아스테카를 중심으로 사용됐다”고 말했다.

이어 “검정색 추는 당시 기술 치고는 정교하게 제작된 것을 알 수 있다”며 “고대인들이 만약 이를 무게추로 썼다면 전리품이나 수확물의 분배나 거래 등이 이뤄졌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아틀래틀은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창이나 화살을 사람이 던질 때보다 멀리 날아가도록 해준다. 멕시코 아스테카는 물론 미국 일부 지역 원주민들이 사용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일부 학자는 구멍이 뚫린 검정색 돌이 뼈로 만든 낚시바늘을 가공하는 용도로 쓰였을 것으로 추측했다.

대형 악어 뱃속에서 나온 고대 유물 <사진=존 해밀턴·Red Antler Processing 공식 페이스북>

고고학자들은 악어가 어떤 장소에서 유물을 집어삼켰는지는 특정하지 못했다. 다만 미시시피 이글호에서 악어가 잡힌 점을 고려해 이 지역 악어들의 주된 이동 경로를 파악하면 추가 고대 유물이 발견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거대 악어를 포획한 존 해밀턴은 얼마 전 잡힌 다른 악어 배에서 개 인식 태그가 나온 사실을 떠올리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해체에 나섰다. 미시시피를 비롯한 미국의 일부 주정부는 16세 이상 주민에 악어를 정식 포획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다.

미국의 각지에서 포획되는 악어의 뱃속에서는 고대유물은 물론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요즘 물건도 종종 발견된다. 지난 4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잡힌 길이 3.7m, 몸무게 202㎏의 악어 배에서는 개 인식 태그 5개와 방탄조끼, 점화플러그, 거북이 등딱지가 나왔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