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의 문화·예술계 규제가 날로 강화되면서 드라마 제작자들이 뭉쳐 임시 지구당을 창당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저장성 대형 촬영장 헝뎬잉스성(횡점영시성)에서 촬영 중인 11개 드라마 주요 관계자들은 2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중국 공산당 산하 임시 지구당을 지난 18일부로 설립했다고 밝혔다.

지구당 설립에 포함된 작품은 톱스타 꽁쥔(공준, 29)과 디리러바(적려열파, 29)의 ‘안락전(安楽伝)’을 비롯해 천샤오(진효, 34)와 마오샤오퉁(모효동, 33)의 ‘운양전(雲襄傳)’, 런지아룬(임가륜, 32)의 ‘청군사교(請君賜轎)’, 저우이웨이(주일위, 39)와 왕리쿤(왕려곤, 36)의 ‘대당적공안(大唐狄公案)’ 등 모두 11개다.

천옌시(진연희)의 남편으로도 유명한 '운양전'의 진효 <사진=드라마 '신조협려' 스틸>

산당 산하 임시 지구당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관계자들이 정치 학습 및 관계자 사상 관리를 위해 만드는 임시 조직이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지구당은 자동으로 해체된다.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이 공산당 임시 지구당을 설립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나같이 팬들의 기대를 받는 최신 드라마들이 지구당을 만든 이유는 중국 공산당의 고강도 규제를 피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풀이된다. 자발적으로 공산당 산하 조직을 만들어 ‘충성’하겠다는 의미다.

제작자들은 임시 지구당을 핑계로 혹시 모를 출연자의 과거 행적을 대놓고 검증할 수도 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 모셔온 톱스타의 친일이나 범죄 행적이 드러나 뒤통수를 맞는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현지 연예계 관계자는 “지난달 장저한(장철한, 31)과 자오웨이(조미, 45)가 한순간에 퇴출되는 등 중국 방송가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이라며 “출연자에 대한 고강도 검증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 만큼 지구당 창당은 공산당에 잘 보이면서 출연자를 관리하기 위한 좋은 수단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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