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의 가스 유출을 막아주는 ‘은하코로나(Galactic Corona)’의 존재가 허블우주망원경 등 장비의 관측 정보를 통해 확인됐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허블우주망원경 등을 통한 관측 데이터를 분석, 우리은하의 위성은하인 마젤란은하를 둘러싼 광범위한 은하코로나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은하코로나란 은하 가장 바깥쪽 헤일로를 구성하는 고온의 전리 가스층이다. 이번에 특정된 은하코로나는 마젤란은하로부터 별 형성에 필요한 가스가 손실되는 것을 막는 일종의 방패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마젤란은하는 활발한 별 형성 활동으로 유명하다. 대마젤란은하 쪽의 일명 ‘타란툴라성운(30 Doradus)’이 대표적이다. 이 성운의 중심부에는 질량이 태양의 150배 넘는 초대형 천체가 여럿 존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를 둘러싼 은하 코로나(분홍색). 뒤의 퀘이사들로부터 은하코로나를 통과하면서 지구에 다다른 자외선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존재를 확인했다. <사진=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별은 가스와 먼지를 재료로 형성되지만 상호작용에 의해 은하의 가스가 손실되면 별 형성 활동 역시 영향을 받게 된다”며 “마젤란은하에서 뻗어 나오는 가스의 흐름을 보호하는 은하코로나가 관측되면서 은하의 별 형성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릴 수 있다”고 기대했다.

가스 유출과 별 형성 활동이 양립하는 마젤란은하는 많은 천문학자들의 연구 대상이다. 일부 학자들은 별을 무수히 만들어내는 이 은하의 가스 유출을 막아주는 은하코로나의 존재 가능성을 예측해 왔다. 은하코로나는 수십억 년 전 붕괴해 은하를 형성한 가스 구름의 잔해로 여겨진다.

문제는 은하코로나가 너무 어둡다는 사실이다. 마젤란은하에서 10만 광년 떨어진 지구에서 보면 남쪽 밤하늘 대부분을 덮을 정도로 퍼져 있지만 이를 육안이나 어지간한 관측 장비로는 잡아낼 수 없다.

때문에 연구팀은 은하코로나 건너편의 퀘이사(매우 밝은 빛을 발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에 주목했다. 은하코로나 자체는 보이지 않더라도 퀘이사가 발한 빛의 일부를 가리거나 흡수하는 일종의 안개 같은 존재로 설명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생각했다.

대마젤란은하에 자리한 타란툴라성운. 이 사진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촬영한 것을 임의 착색한 결과물이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 및 미 항공우주국(NASA)가 1999~2007년 운용한 원자외선 분광탐사기 퓨즈(Far Ultraviolet Spectroscopic Explorer, FUSE)의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퀘이사 28개에서 방사된 자외선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마젤란성운과 소마젤란성운을 둘러싼 고온 가스 영역을 그려낼 수 있었다.

조사 관계자는 “가스는 활발하게 확산되고 있지만 그 양은 대마젤란은하의 중심에서 멀어지면서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번 발견은 마젤란은하를 보호하는 은하코로나가 정말 존재한다는 명확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외선 스펙트럼 분석 결과 은하코로나에서는 탄소와 산소, 규소 등 마젤란은하의 헤일로 구성 물질들이 검출됐다”며 “마젤란은하를 감싸는 가스에는 마젤란 흐름(Magellanic stream, 대·소마젤란은하 사이에서 은하 남극점까지 걸쳐 나타나는 중성수소가스 띠)이나 우리은하에서 비롯된 가스도 섞여 있다”고 덧붙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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