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표면에서 흑거미 떼와 같은 수수께끼의 물체가 대량 포착됐다. 기묘한 물체의 정체는 먼지를 포함한 가스의 분출로, 화성의 봄에 주로 관측된다고 유럽우주국(ESA)은 설명했다.

ESA는 24일 공식 X를 통해 화성을 탐사 중인 '마스 익스프레스(Mars Express)' 및 '가스 추적 궤도선(trace gas orbiter, TGO)'이 잉카 시티 지역에서 찍은 영상을 소개했다. TGO는 ESA와 러시아우주국(ROSCOSMOS)이 화성 대기 탐사를 위해 공동 운용하고 있다.

TGO가 잉카 시티 상공에서 찍은 사진. 흑거미 떼처럼 보이는 것은 이산화탄소 얼음이 녹아 생긴 가스의 흐름이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잉카 시티는 1972년 미 항공우주국(NASA) 탐사선 '매리너 9호'가 처음 발견했다. 고대 잉카 유적처럼 보인다고 해서 재미있는 이름이 붙었으며 정식 명칭은 앙구스투스 라비린투스(Angustus Labyrinthus)다. 이곳의 상공을 비행하던 TGO가 2020년 찍은 영상과 사진에는 무수히 흩어지는 검은 거미 같은 것이 담겼다.

ESA 관계자는 "잉카 시티를 포함한 화성의 남극은 봄이 찾아오면서 이산화탄소 얼음이 녹으면서 가스가 생성되고 간헐천처럼 분출한다"며 "이때 지표면의 먼지들이 함께 솟아오르면서 마치 거미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화성의 대기를 관측 중인 TGO의 상상도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화성은 지구처럼 계절이 변화한다. 봄이 와 남반구가 따뜻해지면 이산화탄소 얼음의 맨 아래 층이 녹으면서 가스가 고인다. 이것이 분출하면서 가스의 흐름이 생성되며, 짧게는 45m, 길게는 1㎞에 달한다. 

ESA 관계자는 "잉카 시티는 과거 석화된 모래언덕이거나 오래전 화성에 존재했던 빙하의 잔해일 것으로 생각됐다"며 "2002년 NASA의 화성 탐사선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에 의해 잉카 시티가 폭 86㎞나 되는 원형 지형의 일부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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