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가 없는 손처럼 보여 ‘죽은 자의 손가락(Dead men’s fingers)’이라는 섬뜩한 이름이 붙은 식물이 핼러윈데이 시즌을 맞아 주목을 받았다.
영국 왕립식물원 큐(Royal Botanic Gardens Kew)의 종자학자 볼프강 스투피 박사는 20일 SNS를 통해 매년 이맘때 인기를 끄는 기묘한 형상의 식물 파란콩과일(학명 Decaisne a fargesii)을 소개했다.
으름덩굴과 낙엽관목 파란콩과일은 손가락을 닮은 외형과 특유의 시체 색감 때문에 죽은 자의 손가락이라고 부른다. 파란소시지과일(Blue sausage fruit) 또는 파란콩나무(Blue bean shrub) 등 이명이 많다.
볼프강 박사는 “식물계에서 ‘죽은 자의 손가락’이라면 콩꼬투리버섯이 전부터 유명하지만 악취가 심하고 딱딱해 먹을 수 없다”며 “파란콩과일은 약한 독성이 있는 씨를 제외하면 과육은 먹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핼러윈데이가 다가오는 가을이면 열리는 파란콩과일의 청자색 열매는 검게 빛나는 수박 같은 씨앗이 젤리 형태의 과육에 들어차 있다”며 “으스스 한 형상과 달리 은은하게 달콤하고 멜론 또는 오이 맛이 난다. 식감은 젤리 같다”고 덧붙였다.
1892년 프랑스 식물학자 아드리안 르네 프랑셰가 ‘푸르고 커다란 애벌레’라고 표현한 파란콩과일은 중국 쓰촨성과 티베트, 네팔의 온대~냉온대 지역에 분포한다. 해발 900~3600m 산지의 경사면이나 계곡에 자생한다. 추위에 강해 -20℃ 가까운 기온에서도 월동한다.
볼프강 박사는 “파란콩과일은 뿌리부터 줄기 끝까지 높이가 보통 4m 내외, 최대 8m에 이르며 잎의 길이만 90㎝나 되는 큰 식물”이라며 “독특한 비주얼에 반해 관상용으로 들이는 사람이 최근 늘었다”고 언급했다.
박사는 “양지에서 잘 자라는 파란콩과일은 습기가 충분한 비옥한 토양이 적합하나, 한랭지에서도 잘 자란다”며 “열매가 맺히기까지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딱히 병충해를 타지 않아 관상용 식물로 뜨는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일본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파란콩과일 씨앗을 판매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예 전문가가 SNS를 통해 이따금 소개하며, 드물게 생육 일기가 올라오기도 한다. 온라인을 통한 씨앗 판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