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의 주된 원료인 효모가 화성의 극한 환경에서 생존하는 사실이 밝혀졌다. 언젠가 실행될 인류의 화성 유인 탐사에서 귀중한 식량원을 확보함과 동시에, 우주 생명의 근원에 대한 연구에도 좋은 힌트를 얻었다고 학계는 평가했다.
인도과학연구소(IISc) 연구팀은 지난달 말 발간된 국제 학술지 PNAS Nexus에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냈다. 효모는 우리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빵 특유의 맛을 내고 부풀리는 미생물로 술이나 장을 담글 때도 활용된다.
연구팀은 화성의 가혹한 환경을 본뜬 튜브를 이용한 시뮬레이션에서 효모가 충격파나 유독한 화학물질에 노출돼도 살아남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생명이 지구 외의 천체에도 존재할 가능성을 찾는 큰 힌트라고 강조했다.
최대 무려 마하 5.6의 고속 충격파를 발생하는 튜브는 화성의 극한 환경을 제대로 재현했다. 이 압력은 운석이 화성 지표면에 충돌할 때 일어나는 충격파를 만들어낸다.
IISc 관계자는 "충격파를 가하는 실험과 함께, 화성 토양에 많은 유독한 화학물질 과염소산 나트륨을 100mM(밀리몰)에 달하는 고농도로 만들어 효모에 노출했다"며 "각 실험에서 효모에 과연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험 결과 충격파를 받은 효모도, 과염소산 나트륨에 노출된 효모도 모두 살아남았다"며 "물론 세포 증식이 느려졌지만 상당한 악조건에도 살아남은 점은 실로 놀랍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효모의 대단한 생명력의 열쇠가 리보핵단백질(RNP) 응축체로 불리는 구조라고 추측했다. 이는 RNA와 단백질이 모여 생기는 작은 알갱이 구조로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유전정보를 보호하고 활동이 가능하도록 재정비한다.
실제로 실험에서는 충격파로 인해 스트레스 과립과 프로세싱 바디(P-bodies)라는 두 가지 RNP 응축체가 형성됐다. 과염소산 나륨에 노출된 효모의 경우 프로스싱 바디만 만들어졌다.
IISc 관계자는 "스트레스 과립은 세포가 저온이나 산소 부족, 감염 등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난다"며 "DNA의 유전 정보를 리보솜으로 운반해 단백질을 만들게 하는 메신저 RNA(mRNA)를 보호하고 단백질 합성을 일시 정지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프로세싱 바디는 세포질에 존재하는 RNA의 알갱이로, 불필요한 mRNA를 분해하고 단백질 합성을 억제했다"며 "이와 달리 RNP 응축체를 만들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효모는 튜브 내에서 생존율이 크게 떨어졌다"고 언급했다.
효모는 세포가 구축한 강력한 방어 시스템 덕에 화성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실제 우주 탐사에서도 효모가 실험 모델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지구 외 행성의 식량원으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IISc 관계자는 "빵효모는 유전자 구조가 잘 규명돼 있고 인간 세포와 많은 공통점을 지닌다"며 "이번 성과는 생명이 우주 어디까지 적응할 수 있느냐는 인류의 오래된 물음에 하나의 답을 제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