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여름 데뷔한 심우주 관측 장비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기존의 천문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은하를 여럿 관측했다. 학자들은 미스터리한 특성을 감안해 오리너구리 은하라는 새 그룹으로 묶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오리너구리 은하들을 공개했다.

우주의 성립 이론을 뒤집을 가능성이 있는 이 은하들은 대략 120억 년 이상 전의 우주에 존재한다. 미국 미주리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천문학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초기 우주에 탄생한 독특한 은하 9개를 특정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잡아낸 일명 오리너구리 은하 중 4개. 작은 점으로만 보인다. <사진=NASA·ESA·CSA 공식 홈페이지>

미주리대 천문학자 하오징 얀 박사는 “은하들은 우주가 탄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약 120억 년에서 126억 년 발생했다”며 “이번 은하는 모두 별처럼 날카롭게 한 점으로 빛나는 점광원으로, 퀘이사와 비슷하지만 자세한 분석 결과는 전혀 달랐다”고 전했다.

퀘이사는 은하 중심부의 거대 블랙홀이 주위의 물질을 삼킬 때 내뿜는 맹렬한 광원이다. 워낙 밝기 때문에 멀리 떨어진 지구에서도 하나의 별이 날카롭게 빛나는 점처럼 보인다. 연구팀이 이들 은하를 오리너구리에 비유한 것은 겉보기는 퀘이사지만 빛의 성분이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하오징 얀 박사는 “퀘이사는 블랙홀 주위를 가스가 맹렬한 속도로 회전해 빛의 파형을 그래프로 표현하면 저변이 넓은 산과 같다”며 “오리너구리 은하의 파형은 바늘처럼 중앙이 날카롭고, 가스의 움직임이 느리다. 즉, 겉보기만 퀘이사이고 내용물은 가스가 잔잔하게 움직이는 은하”라고 설명했다.

오리너구리 은하의 빛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그래프. 퀘이사 스펙트럼과 비교할 때 가운데 바늘처럼 튀어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NASA·ESA·CSA 공식 홈페이지>

위 사진은 은하 CERS 4233-42232 및 퀘이사 스펙트럼의 비교도다. 가운데 바늘처럼 날카롭게 튀어나온 흰색 선이 이번 은하의 특징이다. 비교대상인 하늘색 점선(일반 퀘이사)이 완만한 산의 형태인 것에 비해, 매우 특수한 빛을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리너구리는 단공류를 구성하는 동물로 오리와 비슷한 부리를 가졌다. 포유류임에도 알을 낳는 기묘한 동물이다. 천문학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희한한 천체가 머나먼 우주에서 발견됐기에, 학자들은 새로운 은하의 명칭에 오리너구리를 붙였다.

하오징 얀 박사는 “오리너구리가 포유류와 조류 등 여러 동물의 특징을 가진 것처럼 이번 은하 역시 외형과 빛의 데이터 조합이 상식으로는 설명 불가능하다”며 “현재로서는 이들 은하가 지금까지 본 적도 없는 유형의 초기 은하라고 추측할 뿐”이라고 언급했다.

엄청난 빛을 발하는 퀘이사의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우리은하 같은 거대한 은하는 작은 은하들이 합체를 반복하며 성장한다고 생각된다. 그 합체가 시작되기 전의 더 조용한 형성 과정을 오리너구리 은하가 보여준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해당 은하들의 정체가 밝혀지면 우주 초기에 은하가 어떻게 탄생하고 성장했는지 의문이 여럿 풀릴 것으로 학계는 기대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이달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열린 미국천문학회 제247차 총회에서 발표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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