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기 후기 수각류 오비랍토르가 알의 부화를 위해 태양열을 적극 이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동아시아에서 화석이 나오는 오비랍토르는 몸길이 최대 0.8m, 체중 최대 90㎏의 소형 육식공룡이다.
대만 국립자연과학박물관(National Museum of Natural Science, NMNS)은 오비랍토르의 새로운 생태를 담은 조사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이번 성과는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Ecology and Evolution에도 실렸다.
수각류는 대부분 육식이지만, 오비랍토르과는 이가 없는 부리를 가져 식물과 작은 동물을 먹은 잡식성이다. 몸에는 깃털이 자랐고 골격도 현대 조류와 매우 비슷해 ‘새에 가까운 공룡’의 대표 격으로 알려져 있다.
오비랍토르는 한때 ‘알을 훔치는 도둑’으로 오해를 받았다. 오죽하면 속명도 알 도둑이라는 의미다. 다만 이 공룡을 조명한 여러 연구들을 통해 오해가 하나씩 풀렸다. 최근에는 핫도그를 닮은 오비랍토르 알이 그대로 보존된 둥지 화석도 발굴됐다.
연구팀은 오비랍토르 어미가 알을 어떻게 품었는지 조사했다. 중국과 몽골 등 동아시아에서 나온 오비랍토르 알 화석을 참고해 둥지와 알을 만들고 이를 덮은 어미의 배 부분을 수지로 재현했다. 이를 이용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연구팀은 이 공룡이 체온뿐 아니라 태양열을 이용해 알을 따뜻하게 했다고 결론 내렸다.
NMNS 고생물학자 랴오준양 연구원은 "오비랍토르 공룡의 둥지를 실물 크기로 재현하고, 열을 가하도록 가공한 모형 알을 여러 형태로 배열하면서 온도 변화를 측정했다"며 "알을 원형으로 배치하자 태양열은 물론 어미의 체온이 가장 이상적으로 알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가운데 점을 기준으로 알이 도넛처럼 둥글게 놓인 배치는 햇빛을 효율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구조로 보인다"며 "어미의 몸이 모든 알에 닿기 물리적으로 어려운 구조라 오비랍토르는 태양열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실제로 주변 온도가 낮은 환경을 가정한 실험에서 어미의 몸이 닿지 않은 알의 온도는 최대 6℃나 낮았다. 다만 도넛처럼 알을 둥지에 둥글게 배치하고 햇빛을 비추자 각 알의 온도차는 0.6℃까지 대폭 줄었다.
현생종 조류는 체온을 이용해 알을 적절한 온도로 만들어 부화한다. 오비랍토르 어미가 알 위에 앉으면 체온이 전달되고, 도넛 형태의 둥지에 태양열이 쉽게 들어와 알이 부화에 알맞게 유지됐다는 게 연구팀 생각이다.
연구팀은 오비랍토르가 알을 품을 때 햇빛을 이용한 이유를 진화에서 찾았다. 보다 많은 알을 부화하기 위해 이 공룡은 알을 땅에 묻는 원시 파충류와 달리 새와 같이 개방형 둥지를 떠올렸다는 이야기다. 상부가 공기에 노출된 반개방형 구조의 둥지는 토양의 열보다 태양열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똑똑한 설계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