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와 비슷한 외형 때문에 포획된 반려묘가 필사적으로 수색에 나선 가족들 덕에 안락한 집으로 돌아갔다.

브라질 미나스제라이스 지역 언론들은 22일 주민들의 착각으로 야생동물로 오인돼 잡힌 벵갈고양이(벵골고양이) 매시나와 로드리고 칼릴 씨 가족의 사연을 전했다.

매시나는 지난 10일 새벽 미나스제라이스 모처의 공동주택에서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에 포획됐다. 주민들은 뱅갈고양이인 매시나를 새끼 재규어로 착각하고 위험한 야생동물이 주택가를 배회한다고 소방서에 알렸다.

벵갈고양이는 길든 고양이와 야생 살쾡이를 교배한 종이다. 살쾡이나 표범, 재규어와 비슷한 매력적인 털 무늬를 갖고 있으며, 야생 살쾡이의 피가 흐르는 만큼 일반 고양이에 비해 체격이 크고 활동량도 많다. 다만 사납지 않고 애교가 많은 편이어서 집사들에게 인기가 많다.

털 무늬가 일반 반려묘와는 확연하게 다른 벵갈고양이 <사진=pixabay>

소방대원들은 매시나를 공동주택 계단에서 발견했다. 종종 야생동물을 잡기 위해 출동하는 대원들은 매시나가 재규어는 아니라고 확인했지만 무늬로 미뤄 열대 우림에 분포하는 오실롯으로 착각, 즉시 포획했다.

생후 7개월 된 암컷인 매시나는 유독 일반 반려묘와 다른 화려한 털 무늬를 가졌다. 아무것도 모르던 매시나의 가족은 공동주택 엘리베이터에 재규어 새끼가 나타났으니 주의하라는 주민 단톡방 메시지를 뒤늦게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로드리고 칼릴과 가족은 매시나에 반려동물 식별용 마이크로칩은 삽입했지만 방울 달린 목걸이 등은 하지 않았다. 소방서를 찾아간 가족은 매시나를 이미 숲에 풀어줬다는 이야기에 망연자실했다.

야생동물로 오인돼 포획된 매시나 <사진=로드리고 칼릴 페이스북>

가족은 즉시 야생동물 구조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숲으로 들어갔다. 열화상 카메라까지 동원, 8시간 가까이 숲을 샅샅이 뒤진 가족은 익숙한 울음소리를 뒤따라가 겨우 매시나를 되찾았다. 

가족은 소방대원들이 확인도 없이 반려묘를 포획했다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소방서는 주민들이 이틀에 걸쳐 주택 안팎을 배회하는 고양이 때문에 불편을 겪었고, 매뉴얼에 따라 올바른 판단을 내린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매시나는 로드리고 칼릴이 일곱 살 딸을 위해 7000헤알(약 170만원)을 주고 분양받았다. 반려묘가 집 밖으로 나도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고 일부 주민이 놀라 겁을 먹은 사실을 전해 들은 가족은 관리 소홀을 인정하고 이웃과 소방서에 사과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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