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스카치 위스키와 아메리칸 위스키를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 위스키는 곡물을 발효하고 증류한 뒤 오크통에 넣어 오래 숙성하는 술로 원료나 산지 등에 따라 다양한 변형이 존재하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가가 맛을 구분해 왔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협회 연구팀은 20일 공식 채널을 통해 AI로 스카치 위스키와 아메리칸 위스키를 판별하는 실험이 높은 확률로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위스키의 향은 오렌지부터 서양 배, 라벤더, 다크초콜릿, 바닐라, 캐러멜, 아몬드, 건초 등 종류가 많은 데다 경계가 모호하고 복잡하다. 위스키의 향은 다양한 화학물질이 혼합되면서 만들어지며, 입이나 코 안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에 의해서도 변화한다.

이런 위스키는 전문가가 향과 맛을 분석해 가치를 매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무래도 주관이 개입한다는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AI 알고리즘을 훈련시켜 위스키의 향을 평가하고 산지를 식별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먼저 연구팀은 9가지 스카치 위스키와 7가지 아메리칸 위스키를 준비하고 분자를 통해 냄새를 예측하는 선형 분류 알고리즘 OWSum(Olfactory Weighted Sum)이 각 위스키를 식별할 수 있는지 실험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다양한 위스키 맛과 냄새를 학습한 OWSum은 전문가가 분석한 상위 5개 위스키 냄새 인덱스를 약 94%의 정확도로 맞혔다"며 "위스키에 포함된 분자 데이터를 사용하면 양자의 식별 정확도는 100%까지 올라갔다"고 전했다.

이어 "멘톨이나 시트로넬롤 같은 화합물은 캐러멜 향을 만들어내 아메리칸 위스키의 예측 인자가 됐다"며 "헵탄산(에난트산)과 같은 스모키 또는 약품 냄새의 근원이 되는 화합물은 스카치 위스키의 예측 인자였다"고 덧붙였다.
위스키에 포함된 화합물에 근거해 인간이 평가한 상위 5개 냄새 인덱스를 예측할 수 있는지 조사한 결과, OWSum이나 뉴럴 네트워크는 인간의 위스키 전문가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AI는 일관성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인간의 코를 AI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과 일관성을 통해 인간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