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권 사람들이 김이나 미역 같은 해조류를 잘 먹지 않는 이유를 고찰한 새로운 연구에 시선이 모였다. 해조류 소비량이 각각 많고 적은 일본인과 영국인을 비교한 실험에서 식성을 제외한 다양한 분야의 차이가 드러났다.
일본 고베대학교 및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Food Quality and Preference 최신호에 낸 조사 보고서에서 서양인이 동양인과 비교해 해조류를 덜 먹는 것은 정치적·사회적 이유 때문이라고 전했다.
비타민, 미네랄, 오메가 3 지방산, 식이섬유가 풍부한 해조류는 유독 서구권에서 인기가 없다. 이유를 찾기 위해 연구팀은 해조류를 일상적으로 먹는 일본과 해조류 소비가 거의 없는 영국을 비교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영국과 일본의 성인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해조류를 먹는 빈도와 구입의 용이성, 향후 먹을 가능성 또는 의향, 건강에 대한 인식을 질문했다. 그 결과 양국 사람들의 해조류에 대한 인식부터 소비 패턴까지 큰 차이가 나타났다.
고베대 스나하라 요스케 연구원은 "영국의 경우 인종적 소수자나 대졸자들은 해조류에 대체로 익숙했다. 정치적으로는 진보 성향의 사람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는 영국에서 해조류가 전통적인 식재료가 아니라 새로운, 혹은 대체 식품으로 인식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여성이나 보수 성향의 사람들 사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해조류가 소비됐다'며 "일반적으로 보수파는 오랜 가치관이나 습관을 중시하는데, 해조류는 일본의 전통 식재료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중시하는 보수 성향의 사람들이 적극 소비하는 듯하다"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일본 해조류 소비가 여성에서 두드러진 것은 전통적으로 여자가 시장을 드나들고 과거부터 확립된 구매 습관을 가진 영향이라고 봤다. 영국과 일본 모두 새로운 식품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해조류를 소비하는 경향이 있었다.
스나하라 요스케 연구원은 "정부나 과학자에 대한 신뢰와 같은 제도적 요소가 미치는 영향은 국가마다 달랐다"며 "일본은 정부를 신뢰하는 이들이 해조류를 건강식으로 간주했고, 영국에서는 유사한 관련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영국 같은 국가의 해조류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건강의 이점이나 환경에 대한 기여를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해조류 소비의 가장 큰 장벽은 문화적 생소함이기에, 서양인이 해조류를 일상적인 식품으로 인식하려면 뛰어난 영양가나 환경적 이점의 전파는 물론 문화적 유대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몸에 좋은 해조류는 비료와 농약, 담수, 농지가 불필요해 환경부하가 적은 친환경 식품이다.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널리 섭취하는 해조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해양의 산성화도 완화한다. 여러모로 뛰어난 식품이지만 서양에서는 초밥 등 일부 요리의 재료로 한정적으로 쓰인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