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가 꾸준히 줄어 멸종 취약종으로 지정된 넓적부리황새(Shoebill, 학명 Balaeniceps rex)가 모처럼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것도 습지 투어 중이던 관광객의 보트에 풀쩍 올라타 시선을 강탈했다.
우간다 수도 캄팔라의 관광 업체 마밤바 트립은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습지를 투어 중이던 관광객 보트 위에 올라탄 넓적부리황새의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공룡시대 생물을 떠올리게 하는 넓적부리황새는 야생에서 마주할 기회가 거의 없는 조류다. 주요 서식지인 우간다도 마찬가지인데, 마밤바 만에 조성된 습지를 찾은 관광객들은 다시없을 기회를 잡았다.
마밤바 트립 관계자는 “여기 습지는 국제적으로 중요시되는 조류 보호구역 중 하나”라며 “넓적부리황새는 아주 희귀한 데다, 박물관 표본처럼 잘 움직이지 않는 특성으로 잘 알려졌다. 듣던 대로 우리가 마주한 개체도 꼿꼿한 자세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객을 태운 보트가 나아가던 중, 상공에서 커다란 넓적부리황새가 나타나 조용히 내려앉았다”며 “관광객들이 놀라 카메라를 들이대는 와중에도 넓적부리황새는 왕(rex)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당당하게 서 있었다”고 덧붙였다.
회사에 따르면, 당시 새와 사람들의 거리는 불과 몇 m였다. 넓적부리황새는 신기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들이댄 사람들 앞에서 위압감을 뽐냈다고 마밤바 트립은 전했다.
키 약 120㎝, 날개를 펼친 총길이 약 2m인 넓적부리황새는 우간다에서 ‘움직이지 않는 새’로 통한다. 습지에 꼼짝 않고 서서 먹이를 노리기 때문이다. 인내심이 강해 몇 시간이나 우뚝 선 채 사냥감을 기다릴 때도 있다.
메기를 비롯한 수생 동물을 포식하는 넓적부리황새는 우간다를 포함해 콩고민주공화국, 탄자니아 서부 등지에 서식한다. 이번에 이슈가 된 마밤바 만 습지는 넓적부리황새의 몇 안 되는 서식지 중 하나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넓적부리황새의 전 세계 추정 개체는 2024년 기준 최소 3300마리, 최다 5300마리다. IUCN은 이 새를 멸종 위기 취약종으로 분류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