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응용한 밀렵 감시 시스템이 등장할 전망이다. AI의 기계학습 능력이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야생동물 밀렵을 효과적으로 줄여줄지 주목된다.

미국 코넬대학교 나빈 달 박사 연구팀은 이달 1일 하와이에서 개최된 미국음향학회(ASA) 및 일본음향학회(ASJ) 합동 컨퍼러스에서 AI 밀렵 감시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 시스템은 밀렵꾼들의 총에 지금도 목숨을 잃는 야생동물을 구하기 위해 고안됐다. 정글에서 발생하는 오만가지 소리를 AI로 분석해 총성을 검출하고 그 위치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이 목적이다.

연구팀은 중앙아시아 열대우림에 녹음기를 설치하고 코끼리 울음소리를 분석하는 비영리단체 엘리펀트 리스닝 프로젝트(Elephant Listening Project, ELP)에 주목했다. ELP는 전부터 숲에 사는 코끼리 생태를 조사하기 위해 음향 연구를 실시해 왔는데, 녹음 파일에서 밀렵꾼 총성이 자주 확인된 바 있다.

ELP가 사용하는 ARU 시스템. 연구팀은 여기에 AI를 접목해 밀렵꾼의 총성을 보다 정밀하고 빠르게 인식하는 장치를 개발 중이다. <사진=코넬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나빈 박사는 “음향 센서 자율형 녹음 장치(ARU)는 이론상 밀렵 때 발생한 총성도 감지해 관련 기관에 알려줄 수 있다”면서도 “실제로는 열대우림에 자연음이 너무 많이 발생해 총성을 구별하기 어렵고, 실제로도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ARU는 새의 지저귐이나 코끼리 울음은 쉽게 구별하지만, 가지가 부러지는 소리나 나무가 쓰러지는 소리 등 파열음은 종종 총소리와 혼동한다. 기껏 밀렵꾼인 줄 알고 출동했는데 아무것도 없다면 엄청난 수고와 비용을 낭비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런 이유로 최신 뉴럴 네트워크의 계산 능력과 결합을 떠올렸다. 총소리와 그 이외의 자연음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구별하는 소형 장치를 개발하기로 했다.

숲에서 나는 갖은 자연음 속에서 총성을 감지할 수 있다면 밀렵꾼을 막는 레인저(사진)들의 활동이 훨씬 수월해진다. <사진=pixabay>

새로운 시스템은 ARU 한 대 한 대가 작은 귀와 뇌처럼 작동한다. 모든 음향에서 총성으로 간주되는 신호를 필터링해 ARU의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송신한다. 총성 검출 모델을 이용해 AI가 진짜 총성인지 아닌지 순식간에 판정한다. 총소리로 판단될 경우 ARU는 그 정보를 중앙 허브로 보내고 레인저가 해당 지역에 출동한다.

나빈 박사는 “유사한 총성 감지 기술은 이미 미국에서 실용화됐다. 빌딩에 설치된 마이크가 총성을 검출하면 소리의 도달시간으로부터 발포 지점을 산출하는 구조”라며 “잘못 감지하거나 비용 대비 효과가 낮은 기존 문제는 AI 기술을 접목하면 대부분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시스템은 아직 개발 중이지만 현장 테스트에서 전기톱이나 트럭 등 다른 인위적인 활동음은 물론 총소리로 총기의 종류까지 식별했다”며 “앞으로 이 장치는 레인저나 자연보호 관리자의 눈과 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sy@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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