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코를 후비고 때로 손가락에 묻은 코딱지를 그대로 먹어버린다. 이는 만국공통 부모들의 고민거리인데, 학자들은 해당 행위가 벌어지는 이유를 과학에 입각해 분석해 왔다.
코 내부에 생성되는 코딱지는 먼지나 세균이 뭉친 덩어리이기 때문에 입에 넣으면 해롭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다. 다만 부모가 아무리 말려도 코딱지를 입에 가져가는 아이가 더러 있다.
어린이가 코딱지를 먹는 비율은 조사마다 다르지만 5% 안팎으로 생각된다. 인도 연구팀이 2001년 10대 남녀 200명을 모아 설문한 결과, 피실험자 거의 전원이 코를 후볐고 9명은 코딱지를 일상적으로 먹었다.
스위스 베른대학교 진화생물학자 앤 클레어 파브르 박사는 인간 외 동물의 코딱지 섭취 행위를 장기간 조사했다. 박사는 최근 과학지 라이브 사이언스에 낸 기고에서 “마다가스카르손가락원숭이, 일명 아이아이를 관찰하다 가느다란 손가락 끝을 콧구멍에 넣고 코딱지를 빼 핥는 것을 관찰했다”며 “이 원숭이는 사람 어린이처럼 자주 코를 후비고, 심지어 이 행위를 즐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동물도 코를 후비거나 코딱지를 먹는지 문헌을 조사했더니 고릴라부터 보노보, 침팬지, 마카크, 꼬리감는원숭이 등 다양한 영장류가 특정됐다”며 “이들 대부분 손가락 또는 막대로 코를 파며, 일부는 코딱지를 먹었다”고 덧붙였다.
코딱지는 대부분은 수분이며, 나머지는 점액을 구성하는 단당백질 뮤신과 약간의 염분이다. 일부 동물은 자신의 배설물을 먹고 남은 영양분을 회수하는데, 코딱지의 섭취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 가능하다고 보는 학자도 있다.
코딱지를 먹으면 면역력이 강화된다는 견해도 오래됐다. 콧물은 흡입한 먼지나 포자, 병원성 세균 등이 폐에 도달하기 전에 막는 일종의 보호막인데, 콧물이 건조된 코딱지에는 이러한 물질이 그대로 남는다. 때문에 아이가 코딱지를 먹음으로써 소량의 병원체에 노출되고 면역계가 이들 물질에 반응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가설을 부인하는 학자도 있다. 콧물이 건조되는 과정에서 살아남는 면역 물질은 극히 적고, 코딱지 섭취 후에는 그저 소화될 가능성이 높아 면역력 증강 효과가 있더라도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이야기다.
코딱지를 먹는 아이들의 습관을 다룬 책도 있다. 영국 인류학자 제레미 맥클랜시(72)는 2007년 펴낸 책 ‘Consuming the Inedible: Neglected Dimensions of Food Choice’에서 아이들은 짭짤한 코딱지에서 매력적인 맛과 식감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아이가 코딱지를 먹는다면 부모들로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의사들은 코딱지의 면역 효과가 과학적으로는 입증되지 않은 만큼 자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아이를 다그치거나 혼낼 것이 아니라 타일러 습관이 되지 않도록 유도하라고 조언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